1월 발생한 KTX 탈선 원인은... '피로파괴'로 인한 바퀴 파손
지난 1월 충북 영동터널 인근에서 발생한 KTX-산천 탈선 사고는 '피로파괴'로 인해 바퀴가 갑자기 부서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또 부서진 바퀴의 경도(단단함) 등이 제작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도 드러났지만 애초 제작 결함인지, 운행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TX -산천 궤도이탈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열차는 지난 1월 5일 승객 303명을 태우고 서울역을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중 충북 영동터널 인근에서 탈선했다.
사고열차는 시속 285㎞로 운행 중 서울역 기점 193㎞ 지점에서 열차 진행방향 중간부(5번째와 6번째 차량 사이) 대차의 2번째 차축 오른쪽 바퀴가 부서지면서 궤도를 이탈했다.
바퀴가 파손된 상태로 계속 진행하던 사고열차는 1㎞ 정도 지난 지점에서 해당 차축이 떨어져 나갔고, 3km가량 더 진행한 지점에서 제동장치 공기관 파손으로 비상제동이 걸리면서 5km 정도 지난 지점에서 멈춰섰다.
이 사고로 승객 7명이 깨진 유리창 파편 등에 맞아 경상을 입었고 레일과 침목, 전차선 등이 파손됐다. 또 215편의 열차가 지연 또는 운행을 중단해 열차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조위는 사고가 일어난 발단이 바퀴 파손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사고 바퀴에 대한 외관 검사와 파단면 분석, 기계적 성질시험, 성분 분석 등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사고 바퀴가 제작사양으로 정한 사용 한도(마모한계)에는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로파괴 현상으로 인해 부서진 것으로 분석됐다.
마모한계는 바퀴가 주행하면서 마찰로 인해 지름이 줄어드는 허용치를 의미하며, 마모에 따른 최대 사용가능 지름은 850mm이지만 사고 당시 바퀴의 지름은 869mm로 여유가 있었다.
피로파괴는 재료에 허용하중보다 작은 값이라 하더라도 반복적인 하중이 오랜 시간 작용해 부서지는 현상으로 미세균열 등이 발생해 점차 진행되다가 결국 파손으로 이어진다.
사조위는 또 사고 바퀴의 경도 및 인장강도(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에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응력)가 코레일이 차량 발주 때 기준으로 삼는 'EN 13262 규격'(유럽 바퀴 제작 규격)의 최소 허용치보다 낮았고, 균열 시작지점에서 미세한 공기구멍이 몰려 있었던 점도 확인했다.
얼핏 바퀴가 애초부터 잘못 제작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올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사조위 관계자는 “이미 수년간 바퀴를 사용한 상황이기 때문에 제작 결함인지, 주행하면서 사후에 발생한 현상인지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조위는 이와 함께 코레일이 차량 점검 때 사용하는 기존 초음파검사 방식으로는 바퀴 전체 부위의 내부결함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탈선 원인이 피로파괴로 인한 바퀴 파손 때문인 건 찾아냈지만, 제작 결함인지 아니면 부실한 유지보수 때문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사조위는 코레일에 ▶바퀴 전체 부위의 내부결함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초음파 검사 방식 및 주기 개선 ▶고속열차 대차 헌팅(좌우 흔들림) 발생 시 조치 상황 및 정비·검사 주기 준수 강화 등의 안전권고를 했다.
또 국토부에는 철도안전법 제31조(형식승인 등의 사후 관리)에 따라 고속열차 바퀴에 대한 안전성 및 품질 확보 여부를 확인· 점검하라고 권고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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