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피습 韓승무원·9세 아이 퇴원…"크리스마스 소원 이뤄졌다"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 대형마트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피습돼 병원에 긴급 입원한 국내 항공사 소속 한국인 승무원과 9세 소년이 퇴원했다.
24일(현지 시각) LA 지역 방송 KTLA 등 외신에 따르면 브레이든 메디나(9)는 23일 시내 병원에서 퇴원했다.
현지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서 메디나는 스스로 걸어서 경찰차에 탑승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모습이다.
퇴원 당시의 상황이 담긴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LA경찰국 측은 “휴일의 소원이 이루어졌다”면서 “메디나는 혼자서 걸을 수 있고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 연휴를 집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메디나와 함께 피습당한 한국인 여성 승무원 A(25)씨도 최근 퇴원해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메디나가 괴한에게 피습됐을 당시 개입하려다 함께 흉기에 찔렸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후 LA의 피게로아 거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A씨는 40대로 추정되는 남성 노숙자가 휘두른 흉기에 피습당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뒤 현지에서 수술을 받았다.
A씨와 함께 메디나도 이 남성에게 공격을 받았으며, 가해자는 근처에 있던 무장 경비의 총에 맞은 뒤 체포됐고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후 A씨가 메디나를 보호하려다 부상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A씨의 병원 수송을 도왔던 간호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 당시 실제 상황이 보도된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A씨는 아이를 보호하려다가 변을 당했다. 그의 상처는 누군가를 보호하려다 생긴 것”이라고 전했다.
간호사에 따르면 A씨는 용의자가 메디나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고 메디나를 감싸 안았고, 용의자는 A씨의 오른쪽 등과 옆구리, 가슴 위쪽 등 다섯 군데 이상을 찔렀다. A씨는 폐에 손상이 가 자칫 생명에 위협이 있을 만큼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는 “젊은 나이에도 침착했고, 용감해서 깜짝 놀랐다”며 “병원에 이송될 때도 본인은 괜찮으니 다른 사람들을 먼저 구하라고 말할 정도였다. 12년 근무하는 동안 이렇게 침착하게 행동하는 환자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이후 메디나의 사촌은 인터넷 청원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25세 여성은 내 사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개입하려다 (흉기에) 찔렸다고 한다”면서 “내 기도가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의 마음에 전달될 것”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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