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어차피 우승은 송혜교?"…최민식의 '카지노', 한 방 없는 출발
'더 글로리' 30일 공개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2022년 연말 제대로 맞붙지만, 시작부터 한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넷플릭스가 내놓은 ‘더 글로리’는 김은숙 작가의 복귀작이자 송혜교와의 재회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고, 디즈니플러스 ‘카지노’는 최민식이 21년 만에 드라마 복귀라는 점을 앞세워 판을 키웠다.
시작은 디즈니플러스다. 지난 21일 ‘카지노’ 1부부터 3부까지 공개했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으로 넘어가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이 필리핀에서 실제로 카지노를 운영 중인 사람에게 모티브를 얻어 취재를 통해 이야기의 뼈대를 만들었다. 200억 원 수준의 블록버스터 영화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극 주요 배경인 필리핀 현지 촬영만 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카지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기대만큼 호의적이지 않다. 디즈니플러스 버전 '수리남'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1부부터 3부는 차무식(최민식 분)의 어린 시절과 성장기를 보여주며 등장인물들의 설명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이에 범죄극 특유의 쫄깃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에피소드 역시 우리가 지금까지 많이 봐왔던 범죄극과 차별점이 보이지 않았다.
차무식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춰 보더라도, 대서사극으로 진행된 애플TV플러스의 '파친코'에 비해 시대적 배경과 인물도 일차원적인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3부까지 최민식 연기에 기댄 드라마라는 인상이 강했다.
8부작 중 아직 3부만 공개한 '카지노'에게 야박한 평가 일 수도 있다. 최민식과 대립을 이루는 손석구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고, 극중 차무식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이제 본게임이 시작된다. 향후 풀어낼 이야기로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오늘 날의 시청자들은 초반에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면 다음 편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는 다음 주 부터는 일주일에 1회 공개 방식을 선택했다. 현재 시청자들은 OTT 플랫폼이 일상에 스며들며 작품을 집중해 감상할 수 있는 '몰아보기'라는 시청 형태에 익숙해져 있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일수록 흐름이 끊기지 않으니 효과는 배가 된다. 시청자의 평가도 즉각적이고 화력도 높다.
이에 현재 TV 드라마도 주 3회 편성된 현재, OTT 서 일주일에 한 편 공개라는 방식을 시청자들은 불편, 혹은 불친절하게 여길 수 있다. 볼 것은 많고 시간은 없는 시청자들이, 초반에 한 방이 없는 '카지노'의 여정을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30일 전편 공개되는 '더 글로리'는 이 같은 이유로 일단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한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정식 공개 전 취재진을 상대로 한 온라인 시사회를 진행했다.
'더 글로리' 문동은(송혜교 분)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복수를 결심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이 촘촘하고 강렬하게 담겼다. '카지노'가 최민식의 내레이션이 설명적으로 느껴졌다면 '더 글로리' 송혜교의 내레이션은 시청자가 문동은에 몰입할 수 있는 장치로 활용됐다. 또한 에피소드 러닝타임이 대부분 약 40여 분으로 안쪽으로 극이 빠르게 진행된다.
김은숙 작가는 첫 복수극으로 그 동안 로맨틱 코미디에서 보여줬던 톤 앤 매너를 낮췄지만,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만큼은 그대로였으며, 최대한 러브라인을 배제해 복수극에 치중한 점들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장르물에 첫 도전한 송혜교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글로리'에게 많은 시청자들이 열광할 여지가 더 크다. '더 글로리'는 프로모션 시작부터 올해 '지금 우리 학교는'과 '수리남' 밖에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어내지 못한 넷플리스 한국 오리지널의 자존심을 세워줄 작품으로 공공연히 언급돼 왔다.
'카지노'와 '더 글로리' 모두 시즌 2가 예정돼 있어 길고 짧은 건 재봐야 안다. 하지만 두 작품을 비교할 때, '최민식'이라는 이름 값에 베팅한 디즈니플러스의 전략만은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 전략이 자신감일 지, 자만심일 지가 '카지노'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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