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세심한 배려…큰 덩치의 반전 매력
앞뒤 길이 130㎜, 너비·높이 48·51㎜ 커져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에 도어센서 민감
귀 호강 카오디오·팔걸이 부분 열선시트
전기차 i7 전기모터 2개로 544마력
저장된 구간에서 차량 스스로 주행 가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플래그십(기함)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름에서 보여주듯, 차를 만드는 이는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지향하는 바를 담아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같은 브랜드의 다른 차량에서 접할 수 없는 특별함도 필요합니다. 플래그십을 택한 이라면 다른 하위 모델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바라기 때문이죠.
BMW가 최근 국내에 내놓은 7세대 7시리즈는 7년 만에 나오는 완전변경 신차입니다. BMW의 대형 세단을 만드는 독일 딩골핑 공장에서 만듭니다. 지난 9월 공장을 방문해보니 한쪽에 마련해둔 공간에 새 차를 절단한 채 전시해 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1977년 처음 7시리즈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전자식 속도계나 전동 아웃사이드미러가 처음 적용됐습니다. 이제는 보급형 차에도 널리 쓰이지만 당시엔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신세계’였습니다. BMW는 이번에 신형 7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포워디즘(FORWARDISM), 즉 시대를 앞서간다는 키워드를 내걸었습니다. 플래그십의 책임을 충실히 잇겠다는 의지일 겁니다.
7시리즈를 새로 내놓으면서 BMW가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인 데다, 라이벌 메르세데스 벤츠가 득세하는 차급에서 정면으로 맞붙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형 7시리즈 가운데 순수전기차 i7을 인천 영종도에서 김포 일대 90㎞가량을 달려봤습니다.
-안팎으로 달라진 점이 많은 것 같은데요.
일단 커졌습니다. 앞뒤 길이가 130㎜ 늘어난 것을 비롯해 너비·높이도 48㎜·51㎜, 축간거리는 5㎜ 늘었습니다. 앞 헤드라이트는 위아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옵션으로 헤드라이트를 고급스럽게 바꿀 수 있는데,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조명이 들어가 독특한 불빛을 쏩니다.
BMW 고유의 키드니 그릴은 크기를 키웠는데, 윤곽조명이 들어가 어두운 곳에서 존재감이 확실합니다. 실내 앞쪽 운전자가 접하는 계기판이나 디스플레이는 최근 BMW 차량에 공통으로 적용된 커브드 디스플레이입니다. 차량 정보를 보여주는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는 12.3인치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까지 작동합니다.
가운데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14.9인치로 웬만한 기능은 다 담고 있습니다. 공조 기능은 터치식으로 한 반면, 바람의 방향을 조절하는 건 물리버튼입니다. 센테페시아와 양옆 문 쪽으로 이어지는 실내 간접조명(앰비언트 라이트)은 굴곡진 빛을 내 그간 봐왔던 다른 차와 확실히 차별화됩니다. 버튼을 누르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간단히 밟는 것만으로 차량 문을 여닫을 수 있고, 한 번에 모든 문 조작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도어센서는 민감한 편입니다.
- 뒤좌석, 값어치 할까요.
BMW라는 브랜드가 원래 지향하는 역동성보다는 사치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웅장함을 강조한 건 기존 7시리즈와는 다른 포지셔닝, 즉 쇼퍼드리븐을 겨냥했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31.3인치 시어터 스크린입니다. 안 쓸 때는 천장 쪽으로 붙어있다가 버튼 조작만으로 내릴 수 있습니다.
8K 해상도에 유튜브나 넷플릭스·디즈니+ 같이 개인화된 콘텐츠를 연동해 시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아직 정식 서비스가 준비돼 있지 않았는데 내년 상반기 중 가능하다고 합니다. 몰입해 볼 수 있도록 차 뒤유리나 뒷좌석 양옆 유리 차양막이 내려옵니다. 다만 스크린이 내려왔을 때 운전석 룸미러 시야를 가립니다. 최근 일부 차에서 룸미러를 후방카메라와 연동하는 등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쉽습니다.
고가차에도 선별적으로 쓰인다는 바워스앤윌킨스 카오디오는 귀를 호강시키기 충분합니다. 전기차에는 4D사운드까지 가능한 최상위 라인입니다. 여기에 조수석 뒷자리는 등받이를 뒤로 젖히고 앞다리를 뻗을 수 있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모드가 가능한데요, 조수석이 완전히 앞으로 젖혀진 채 앞으로 옮겨져 넓은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열선시트가 엉덩이와 허리 쪽은 물론 도어 팔걸이 부분까지 작동하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 주행성능은 어떤가요.
전기모터 2개로 544마력을 냅니다. 2.7t이 넘는 무게나 커다란 차체를 전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움직임이 인상적입니다.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은 꿀렁임 때문에 뒷자리 탑승자가 불편하기 마련인데, 이를 잡아내기 위한 세팅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전기차 고유의 가속력을 간직하면서도 가솔린의 부드러운 주행감각까지 잡으려 했다는 얘기죠. 이는 BMW의 전동화 전략, 즉 내연기관을 타든, 전기차를 고르든 같은 주행감성을 전달하겠다는 의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여기에 최대 3.5도까지 뒷바퀴 조향이 가능하고 서스펜션에는 따로 모터가 들어가 주행상태나 도로 상황에 따라 차체 움직임을 제어한다고 합니다.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달리기를 위한 첨단기술이죠. 앞쪽에 차가 없을 때는 충분한 탄력주행을, 차가 있을 때는 거리나 도로 상황에 적합한 회생제동 강도가 작동합니다.
- 최신 기능이 궁금합니다.
저장된 구간에선 차량 스스로 주행하는 메뉴버 어시스턴트라는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갔습니다. 짧은 구간에서 가속이나 제동, 조향 등 움직이는 데 필요한 모든 작업을 차량이 직접 실행합니다. 운전자가 퇴근 후 집 근처에 다다랐을 때 쓸 수 있을 법한 기능이죠. 이 차는 독일 공장에서도 최종 검수를 마친 후 출고장까지 혼자 갈 정도로 ‘똑똑한’ 모델입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문을 여닫거나 간단한 전·후진, 주차, 저장경로 주행 조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인천=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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