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피만 1조6000억…골프 대중화 걸림돌

김흥순 2022. 12. 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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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한 골프장은 최근 신입과 경력 캐디 채용공고를 내면서 기본 캐디피를 15만원으로 공지했다.

26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캐디피는 14만6900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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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피 10년 사이 15만원까지 가파른 인상 추세
캐디 선택제 증가, 내년 외국 국적 동포 채용 변수

강원도의 한 골프장은 최근 신입과 경력 캐디 채용공고를 내면서 기본 캐디피를 15만원으로 공지했다. 지난 7월 캐디를 모집하면서 안내문에 캐디피로 14만원을 명시했는데 불과 5개월 만에 기본 금액을 1만원 상향했다. 실제로 수도권 골프장의 캐디피 기본값은 15만원으로 굳어지고 있다. 외국어 구사 능력 등 일정 조건이 붙으면 이보다 2만~3만원가량 더 지불해야 한다. 골프장 이용객이 전액 지불해야 하는 캐디피가 빠른 속도로 인상되면서 골프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캐디피는 14만6900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2020년 5월 평균 12만5100원이던 캐디피가 2년 만에 2만원 넘게 오른 것이다.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확진 등의 영향으로 캐디 절대 인력이 부족해졌는데 코로나19 이후 골프 인구는 크게 늘었다"면서 "급증하는 캐디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캐디피를 경쟁적으로 올려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골프시장의 연간 캐디피 지출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조5934억원 규모였다.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가 564만명인 점을 고려할 때 골퍼 1인당 연간 28만3000원을 캐디피로 지출한 셈이다. 올해 연간 캐디피 규모는 1조6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1년 6516억원 규모에서 10년여 만에 1조원이나 증가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대다수 골퍼가 캐디를 동반하고 골프에 입문하기 때문에 반드시 그래야 하는 스포츠로 굳어져 있다"며 "캐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지망생은 감소하는데 사람은 필요하고, 골프장 입장에서는 이용객이 지불하는 돈이다 보니 캐디피를 마구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소장은 또 "국내 골프 인구가 564만명에 달하지만, 참여 인원만 크게 늘었다고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면서 "중산층이 비용 부담을 덜고 보다 많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진정한 골프 대중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소비자 여론조사 기업 엠브레인이 최근 1년 이내 골프 필드 경험자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 골프 산업 기획 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들은 골프장이 개선해야 할 요소로 높은 그린피(58.4%), 4인 의무 플레이(37.2%)와 함께 캐디피(30.6%)를 꼽았다.

캐디 수는 부족하고 캐디피에 대한 부담은 커지면서 노캐디나 운전캐디, 마샬캐디(전동 카트 운전과 남은 거리 알려주기 등 원활한 경기 진행을 이끌고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주로 하며 캐디피는 절반만 받는 캐디) 등 캐디 선택제를 실시하고 있는 골프장 수가 지난 10월 기준 201개소로 늘었다. 이는 전체 골프장의 36.7%에 달하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118개소보다 70.3%나 증가했다.

내년부터는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하는 방문취업 동포(H-2)의 고용허용 업종에 캐디가 포함된다.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의 만 18세 이상 외국 국적 동포들이 골프장 캐디로 일할 수 있다. 골프 업계는 이들이 캐디 부족난을 해소하고 이용객의 캐디피 부담을 줄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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