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됐는데 학부모들 "다행"…조희연의 '디벗' 뭐길래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삭감되면서 조희연 교육감이 주력했던 디지털 교육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학생에게 태블릿PC를 무상으로 나눠주는 ‘디벗’(디지털+벗)이 무산 위기에 놓이자 교육계에선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교육청‧교사는 “디지털 교육 후퇴”라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학부모들은 “다행”이라는 환영 분위기다.
고1에 태블릿 지급 계획 무산 위기
2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 삭감으로 중1에 이어 고1에게 '무상태블릿'을 지급하는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학습용 태블릿PC를 무상 지급하는 디벗 사업을 시작했다. 학습 결손을 해소하고 미래 교육에 대비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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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교사 “디지털 교육 후퇴 우려”
서울교육청은 “디지털 대전환으로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디지털 교과서 보급과 인공지능(AI) 보조교사 활용은 교육부의 국정과제”라며 “(예산안 삭감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서울 교육 발걸음이 더뎌지게 됐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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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골칫덩어리 디벗 제동 환영”
반면 학부모들은 디벗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중1 학생에게 나눠준 태블릿PC가 가정에서 갈등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1 아들을 키우는 김모(48‧서울 서초구)씨는 “아이가 SNS‧유튜브 보는 걸 막느라 올 한 해 전쟁을 치렀다”며 “스마트기기 중독이 우려돼 초등학교 때까지 스마트폰도 안 사줬는데, 학교에서 태블릿PC를 나눠주다니 어이가 없다. 이미 중1에게 나눠준 기기도 수거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1 아들을 둔 또 다른 학부모는 “스마트 기기를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게 무슨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보안프로그램을 무력화시켜 집뿐 아니라 학교에서 점심시간‧쉬는시간을 이용해 게임하는 애들이 많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중3 아들을 키우는 이모(50‧서울 관악구)씨는 “내년엔 고1에게도 태블릿PC를 준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무산됐다니 너무 다행”이라고 했다.
예산 확보에 실패한 교육청은 현재 중1이 사용 중인 태블릿PC는 학년이 바뀌어도 그대로 사용하게 하고, 이월된 예산을 활용해 내년도 중1의 70%에게 무상 태블릿을 우선 제공할 방침이다. 김남희 서울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최근 각 중학교에 우선 추진 학교를 모집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나머지 30%는 2023 추경 예산을 확보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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