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등급 전망 하락… 당국, 증권업계 유동성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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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의 신용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락했다.
SK증권뿐 아니라 증권업계 전반의 PF 대출 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K증권 우발 채무 상당 부분은 중·후순위 부동산 PF 대출과 브리지론(부동산 개발 시행사가 운영비나 토지 매입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단기 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다.
SK증권이 부동산 PF 대출이나 브리지론을 내준 사업장 중에는 미분양률이 높은 대구 소재 주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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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發 재무 부담 확대 영향
증권업계 PF연체율 반년새 1.8%p↑
SK증권의 신용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위험도가 높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우발 채무가 많아서다. SK증권뿐 아니라 증권업계 전반의 PF 대출 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2 금융권 유동성 위기가 증권업계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최근 SK증권의 후순위 사채 신용 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파생 상품의 일종인 주가연계파생사채(ELB)와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등급(A) 전망 역시 동일하게 내려 잡았다.
한신평이 꼽은 위험 요인은 부동산 금융으로 인한 재무 부담 확대다. SK증권이 보유한 채무 보증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3875억원으로 자기자본의 62%에 이른다. 문제는 이런 우발 채무의 질이 낮다는 점이다. SK증권 우발 채무 상당 부분은 중·후순위 부동산 PF 대출과 브리지론(부동산 개발 시행사가 운영비나 토지 매입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단기 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다. 두 상품 모두 대출 기간 대비 금리가 높아 돈을 내주는 금융사 입장에서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경우 부도 위험이 급증한다. SK증권이 부동산 PF 대출이나 브리지론을 내준 사업장 중에는 미분양률이 높은 대구 소재 주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SK증권 수익성은 저하된 상황이다. 대표적인 증권사 수익성 지표인 영업순수익커버리지비율을 보면 SK증권은 지난 9월 말 105%로 업계 평균치(169%) 대비 상당 폭 저조한 상황이다. 자기자본을 키우지 못한 상황에서 영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시장 지위가 하락한 탓이다. SK증권 운용 사업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2월 말 1.2%에서 지난 9월 말 0.3%로, 투자은행(IB)은 1.9%에서 1.7%로 각각 축소됐다.
이런 위험은 SK증권에만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2 금융권 중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증권업계다. 지난 9월 말 기준 증권업계 부동산 PF 대출 잔액 4조5000억원 중 8.2%에 해당하는 3700억원이 연체됐다. 증권업계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6.4%였는데 6개월 새 2% 포인트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증권업계와 달리 주로 선순위 부동산 PF 대출을 내준 은행권의 지난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0.03%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제2 금융권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2 금융권 자금 흐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별도의 매입 기구를 설립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증권사 보증 중·후순위 PF 대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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