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시대 하층민 삶 그린 '난쏘공' 조세희 작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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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유명한 조세희 작가가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조 작가는 생전 해당 작품에 관해 "재개발 지역의 세입자들과 식사를 하는 동안 철거반들이 대문과 시멘트 담을 부수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싸우다 돌아오면서 한동안 포기했던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면서 "유신정권의 피 말리는 억압 독재가 없었다면 '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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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지역 철거반 본 뒤 포기했던 소설 다시 써"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유명한 조세희 작가가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지난 4월 코로나19에 걸려 고생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돼 숨을 거뒀다고 전해진다. 향년 80세.
도서출판 이성과힘은 이날 "조 작가가 강동경희대병원에서 타계했다"고 전했다. 해당 출판사에는 조 작가의 아들 조중협씨가 대표로 재직 중이다.
조 작가는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났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돛대 없는 장선(葬船)’으로 등단했다. 그 뒤 10년간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으나 1975년 ‘칼날’과 1978년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출간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후자는 올해 7월까지 320쇄를 돌파했다. 누적 발행 부수는 약 148만 부에 달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난장이네 가족을 통해 산업화 그늘에서 신음하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가리킨다. 난장이네 가족은 재개발로 인해 서울시 낙원구 행복동 무허가 주택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인다. 조 작가는 이를 통해 1970년대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조명한다. 우리 사회 불평등, 계급 갈등 등과 같은 병리적 세태를 환기한다.
조 작가는 생전 해당 작품에 관해 "재개발 지역의 세입자들과 식사를 하는 동안 철거반들이 대문과 시멘트 담을 부수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싸우다 돌아오면서 한동안 포기했던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면서 "유신정권의 피 말리는 억압 독재가 없었다면 ‘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조 작가는 1979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7년 인문사회 비평잡지 ‘당대비평’을 창간했다. 동료와 후배 문인들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간 30주년을 맞은 2008년 기념문집 ‘침묵과 사랑’을 발표해 그의 업적과 문학세계를 되짚어봤다.
빈소는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차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아들이 있으며 발인은 오는 28일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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