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태권V 박태준…“파리 금메달은 내 것”

피주영 2022. 12. 26. 0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교생 국가대표 박태준은 지난 10월 맨체스터 월드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태권도 레전드 이대훈의 지도를 받은 뒤 기량이 부쩍 늘었다. 그의 목표는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이다.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태권도계에 반짝반짝 빛나는 샛별이 나타났다. 고교생 국가대표 박태준(18·한성고3)이다. 훤칠한 키(1m80㎝)에 곱상한 외모는 아이돌 가수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매트에 서는 순간 그의 표정은 맹수처럼 변한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주눅 드는 법이 없다. 매서운 발차기로 상대 선수를 바닥에 눕힌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한성고 훈련장에서 그를 만났다. 박태준은 “평소 장난기 많은 것도, 경기에서 진지한 것도 다 내 모습이다. 요즘은 ‘어떻게 하면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춰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트에 들어서면 승부사로 변신하는 박태준(오른쪽).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박태준은 올해 고교생 신분으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태권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지난 6월 춘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54㎏급)에선 16강부터 결승까지 실점 없이 모두 2-0으로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국제 대회(해외 원정)였던 지난 10월 맨체스터 월드 그랑프리(3차 시리즈·58㎏급)에선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를 준결승에서 2-0으로 꺾었다. 이어 결승전에선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꺾고 우승했다.

이대훈을 이을 한국 태권도의 차세대 간판 박태준. 강정현 기자

지난 6월까지 세계 랭킹이 없던 박태준은 단숨에 세계 14위(올림픽 랭킹)로 올라섰다. 고교 무대는 일찌감치 평정했다. 1학년 때부터 전국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지난 3년간 진 건 딱 한 번이다.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이다. 박태준은 “고등학교 입학 후 31연승까진 세봤는데 그 뒤로 얼마나 이겼는지 세보지 않았다”면서 “세계적 강호들과 맞대결을 펼쳐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한성고 3학년) 학생이 27일 서울 북아현동 한성고등학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도복을 입은 박태준은 태권도 레전드인 ‘태권V’ 이대훈(30)과 함께 훈련하면서 기량이 한층 더 발전했다. 고3(2010년) 때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대훈은 지난해까지 11년간 세계 정상을 지키며 아시안게임 최초 3연패, 올림픽 은·동메달을 따낸 세계 태권도계의 레전드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다.

박태준은 이대훈의 고교 후배다. 이대훈은 은퇴한 이후에도 모교를 수시로 찾아가 박태준을 지도했다. 덕분에 박태준은 돌려차기, 나래차기 등 변칙 기술에다 이대훈의 전매 특허인 발 커트(발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기술) 기술까지 습득했다.

맨체스터 그랑프리 금메달을 든 박태준과 한성고 전문희 감독. 전 감독은 이대훈도 지도했다. 사진 전문희

박태준은 “(이)대훈 형은 확실히 다르다. 은퇴했는데도 파워와 노련미가 국제 대회에서 만났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보다 몇 수 위”라면서 “내 특기가 상대 기술 카피(복사)다. 대훈이 형이 가르쳐 준 기술을 더해 ‘태권V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대훈과 박태준을 모두 지도한 전문희 한성고 태권도부 감독은 “(박)태준이는 이대훈 못지않은 괴물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희대 진학 예정인 박태준은 태권도 경량급 최강자 자리를 놓고 선배인 장준(22·세계 3위)·배준서(22·11위)와 치열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당면 목표다. 박태준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말겠다. 세계 무대를 석권하고도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지 못한 (이)대훈 형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박태준의 고교 선배 이대훈. 한국 태권도의 레전드다. 중앙포토

■ 박태준

「 생년월일: 2004년 6월 6일(만 18세)\
체격: 키 1m80㎝, 몸무게 58㎏
소속: 한성고-경희대(진학 예정)
체급: 54㎏급(58㎏급으로 변경 예정)
주특기: 오른발 돌려차기, 나래차기
별명: 리틀 이대훈, 기술 복사기
주요 수상: 2022 맨체스터 그랜드슬램(58㎏급) 금
롤모델: 이대훈
취미: 넷플릭스 보기, 발라드(성시경) 듣기
좋아하는 음식: 소머리국밥
좋아하는 연예인: 배우 서리나
꿈: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