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 빛과 그림자의 두 사람, 이재욱과 고윤정은 서로를 놓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마루 2022. 12. 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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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꽉 쥔 손을 놓지 않기로 결심한 이재욱과 고윤정이 서로를 마주보던 순간

Q : 스산한 날씨네요. 겨울비도 내리고요

A : 윤정 좋아하는 날씨예요. 맑은 날도 좋지만 해가 떠오를 때나 질 때의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런 시간이 좋아요.

A : 재욱 저도 비 오는 날 좋아해요. 주택에 살다 보니 빗소리 듣는 것도 좋아하고요. 오늘 화보 분위기와 잘 맞는 날씨 같네요.

Q : 〈환혼〉 뒤에 ‘빛과 그림자'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사람도 항상 밝지는 않잖아요. 두 사람도 그림자처럼 어두운 시기를 거친 적 있나요

A : 윤정 힘들고 슬픈 것, 어두운 것을 오래 담아두는 편은 아니에요. 기분이라는 건 하루 동안에도 오르락내리락하니까요. 유난히 어둡거나 힘든 시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A : 재욱 저는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감상적이 돼요. 대본을 계속 읽으며 생기는 매너리즘일 수도 있고, 내가 준비하는 것에 의심이 들 때가 있거든요. 다행히 저도 회복은 빠른 편이에요.

이재욱이 입은 코트는 Recto, 셔츠는 Lemaire. 고윤정이 입은 롱코트는 Isabel Marant E´toile.

Q : 고윤정 배우가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이미 〈환혼 파트1〉(이하 〈파트1〉)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요. “지나가는 자리마다 목이 떨어진다고 해서 낙수”라고 말하는 장면을 본 당사자의 소감은

A : 윤정 그렇게 멋지게 나올 거라고 생각지 못했어요. 대사가 거의 없기도 하고, 액션이 벌어지는 곳이 한겨울의 경천대호인데 크로마키 앞에서 며칠 동안 촬영할 때는 살짝 덥기까지 했거든요. 결과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됐지만요.

A : 재욱 저도 좋아하는장면이에요.

Q : 〈파트1〉에서 또 좋아하는 장면이 있나요

A : 윤정 장욱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칼이 수기에 휘둘릴 때, 재욱의 연기를 인상 깊게 봤어요. 어떻게 촬영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직접 마임하듯 연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스태프들도 CG 비용 줄었다고 좋아했대요(웃음).

Q : 〈환혼: 빛과 그림자〉(이하 〈환혼〉)를 보면서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것 중 하나가 특수효과와 컴퓨터그래픽의 완성도였어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이런 후반 장치가 있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 재욱 순탄하지는 않지만 모든 장치가 저를 멋지게 만들어주는 건 사실이에요. 배우는 것도 많고요. 개인적으로는 장욱이 처음으로 탄수법에 성공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CG 소스가 없는 상황에서, 상상하며 칼을 휘둘렀는데 영상에서는 엄청 힘 있게 나왔더라고요. 형식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운 판타지 장르물의 매력도 작품을 하며 깨달았죠.

이재욱이 입은 코트는 Moomyung. 셔츠와 블랙 팬츠는 Lemaire. 블랙 슈즈는 Ami. 고윤정이 입은 스트라이프 재킷과 스커트, 슈즈는 모두 Gucci.

Q : 액션 비중도 높습니다. 몸 쓰는 연기는 어떤 즐거움이 있나요? 어려움이 더 클 수도 있지만요

A : 재욱 일단 몸은 아픕니다 (웃음). 촬영 한 달 전부터 연습을 시작하니까요. 힘들고 고단한데 마치고 나면 홀가분하고 그렇게 뿌듯할 수 없어요.

A : 윤정 무술 팀이나 스태프들과 합을 맞추는 것은 거의 안무에 가까워요. 저도 몸은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만족도 높은 게 액션 신이에요. 여러 장치들이 들어갔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크기도 하고요.

Q : 이렇게 마주 앉으니 두 사람 다 좋은 소리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A : 윤정 저는 어디를 가든 항상 재욱의 목소리를 칭찬해요.

A : 재욱 청각도 연기에 중요한 요소인데 좋다고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윤정 누나의 목소리는 ‘탁’ 꽂힐 때가 있어요. 중성적이면서도 강단 있고 의사 표현이 확실하다고 할까요. 가끔은 놀랄 정도예요.

A : 윤정 저는 목소리에 대한 칭찬을 데뷔 이후에 처음 들어봤어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 함께 연기하며 기대와 같았거나 달랐던 점은

A : 윤정 〈파트 1〉을 워낙 많이 봤기 때문에 재욱이가 잘하는 배우라는 건 이미 알았어요. 현장에서 재욱이는 그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죠. 항상 잘했다고, 누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고 격려해 줘서 든든했고요. 처음엔 그런 어른스러운 면모에 놀랐다면 나중에는 애교도 많고 귀여운 모습에 한 번 더 놀랐어요. 영락없는 동생이더라고요(웃음).

A : 재욱 저도 걱정이 많았어요. 1년간 이 작품을 촬영해 온 제게도 3년이 지난 〈환혼〉 배경에 맞춰 장욱 캐릭터를 잡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누나가 진짜 멋있는 게, 대사를 맞춰보자고 먼저 연락이 왔어요.

A : 윤정 제가 많이 괴롭혔죠! 큰 도움이 됐어요. 장욱의 목소리로 대사를 들으니 물음표였던 부분들이 느낌표로 바뀌더라고요. 내심 이게 재욱에게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중엔 힘들어 하거나 말거나 당장 외울 게 너무 많아 도와 달라고 하는 수밖에 없었지만.

A : 재욱 당연히 도움이 됐죠! 리허설을 한 번 한 기분이라 현장에서도 촬영 속도가 붙고요. 물론 진짜 피곤해서 쉬고 싶던 날도 있긴 했어요(웃음).

A : 윤정 나중에는 다른 역할도 서로 대사를 맞춰줬어요. 재욱이가 김도주(오나라) 선배님 역할을 해주면 저는 고원 세자(신승호), 서율(황민현) 역을 해줬죠.

이재욱이 입은 터틀넥 니트는 Prada.

Q : 고윤정 배우는 96년생, 이재욱 배우는 98년생이죠. 또래 배우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특별한 교감이나 에너지가 있다면

A : 윤정 각자 개성이 있음에도 관심사나 개그 코드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요. 현장 분위기가 유독 좋은 날은 퇴근하기도 아쉬워요. 몸은 피곤한데도요!

A : 재욱 현장에 가면 모두 웃으며 서로를 대해요. 각자의 피로가 있을 텐데도요. 저는 그게 다 배려라고 생각해요. 〈환혼〉 촬영장은 힘을 받으러 가는 곳이었어요.

Q : 두 사람은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나요

A : 재욱 잘 웃는 사람. 제가 그러지 못해서 처음부터 밝게 웃는 사람을 보면 ‘사르르’ 녹는 느낌이 들어요.

A : 윤정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어요. 눈빛이 진솔하고, 진정성 있게 말하는. 재욱이가 그랬어요. 첫만남 때 무표정이었는데도 그런 에너지가 느껴졌죠.

A : 재욱 그런 에너지를 느꼈다니 다행이네요. 다행히 그날 조금 긍정적이었나 봐요.

A : 윤정 나도 그날 웃고 있었던 거지(웃음)?

니트는 Lemaire.

Q : 돌아보며 스스로 만족했던 연기가 있을까요

A : 재욱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습니다.

A : 윤정 ‘과몰입’한 경험은 있어요. 재욱이가 제 감정을 터뜨렸죠.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장면이었는데 주저앉아 오열했어요.

A : 재욱 저는 세트장 밖에 나가서 울었고요(웃음). 말도 할수록 감정이 붙거든요.

A : 윤정 촬영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카메라를 세팅하고 리허설하는데도 눈물이 났어요. 이제 서로 가까워지고 몰입하게 됐는데 정작 촬영이 끝나간다는 사실이 많이 아쉬웠나 봐요.

Q : 이런 경험을 모든 작품마다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환혼〉의 어떤 점이 특별했을까요

A : 윤정 아무래도 둘이 함께하는 장면이 압도적으로 많으니까요. 지방 촬영도 많고, 잠도 못 자고…. 서로 비슷한 상태다 보니 많이 의지하게 된 것 같아요. 없으면 괜히 심심하고.

A : 재욱 다른 사람에게 힘들다고 백 번 이야기해도, 상대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건 결국 서로거든요. 유대감이 쌓일 수밖에 없어요. 어떨 땐 진짜 질투가 나요. 나랑 찍은 장면이 극중에서 가장 예쁘고 애절했으면 좋겠고. 서율 형이랑 촬영하면 괜히 궁금하고.

A : 윤정 재욱이가 뒤에서 괜히 쳐다보더라요(웃음). 물론 지금은 다 빠져나왔습니다.

터틀넥 니트는 Prada.

Q : 배우로서 생각하는 나만의 강점은 뭘까요? 그럴 확신을 가져도 될 만큼 두 사람 모두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A : 윤정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복을 가진 게 제 강점 같아요. 내가 열심히 해도 잘 풀리지 않는 현장도 있을 텐데 저는 항상 나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다들 맡은 일을 프로답게 해냈고, 배려심도 많은.

고윤정이 입은 롱코트는 Isabel Marant E´toile. 이재욱이 입은 코트는 Recto. 셔츠와 팬츠는 Lemaire.

Q :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요? 내가 노력했기 때문에 얻어지는 것도 분명 있을 텐데

A : 윤정 현장 분위기가 항상 좋았으면 하는 마음에 먼저 다가가서 장난도 치고,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노력은 해요. 좀 덜 예민해지려고 하죠.

A : 재욱 촬영을 할 때마다 거는 주문은 있어요. 이 캐릭터에 있어서는 내가 제일 잘할 거라는, 아무도 나를 대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 그런 확신이 캐릭터에게도 힘을 실어주니까요.

튜브 톱 드레스는 The Row. 베이지 부츠는 Gianvito Rossi.

Q : 어떤 영혼이 가장 탐날까요? 인격적으로 부러울 수도 있고, 누군가로 살아보고 싶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 : 재욱 가끔은 궁금해요. 같은 길을 걷는 또래 배우나 선후배들을 보면. 그 길 끝에 뭐가 있길래 모두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건지. 그래서 최정상에 오른 경험을 한 아티스트가 돼보고 싶어요. 명예와 돈, 인기를 얻은 후에 부족한 건 무엇일지, 결국 소중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일지.

Q : 조금쯤 가늠해 봤나요

A : 재욱 일단 돈은 아닌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고, 돈에 목맸던 적도 있었지만 주변 사람에게 밥 한 번 사는 게 어렵지 않은 상황이 돼보니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해요.

A : 윤정 음. 문득 우리 엄마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얼마 전에 엄마에게 다시 태어나도 아빠랑 결혼할 거냐고 물어봤더니 “아니. 일하고 공부할 거야”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다가 혼자 좀 더 생각하더니 다시 와서 그래요. “아니야, 그럼 너희가 없잖아”라고. 그 모습을 보며 자식이란 존재는 대체 뭘까 싶었어요. 저는 부모님의 자식도 돼봤고, 사랑도 해봤지만 자식을 향한 마음만은 도무지 모르겠어요.

화이트 셔츠와 블랙 니트 베스트, 화이트 팬츠, 블랙 뮬은 모두 Dries Van Noten.

Q : 지금 이 순간 가장 기대하는 미래는

A : 윤정 저는 확실히 있습니다. 12월 25일! 제 생일과 모든 기념일 다 포함해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게 크리스마스예요. 진지하게 11월부터 항상 기대하고 크리스마스캐럴을 듣고 준비하죠. 그에 대해 상상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요. 막상 특별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낸 적은 한 번도 없지만요.

A : 재욱 갑자기 엄청 신났는데요(웃음)?

A : 윤정 〈러브 액추얼리〉, 〈로맨틱 홀리데이〉 같은 크리스마스 영화가 주는 따뜻한 무드도 좋아요. 그리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저희 〈환혼〉도 방영합니다.

A : 재욱 그렇네? 맞아요. 12월 24, 25일 저희 방송일이에요. 저도 왠지 크리스마스라고 답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웃음), 1월에 첫 번째 팬 미팅을 앞두고 있거든요. 떨리고 긴장되지만 그만큼 기대도 되기에 잘해내고 싶습니다. 노래를 부를 예정이에요. 아직 곡은 정하지 못했지만요.

A : 윤정 캐럴 불러, 캐럴!

A : 재욱 아니, 이 에너지 진짜 뭐야?

이재욱이 입은 코트는 Moomyung. 고윤정이 입은 스트라이프 재킷은 Gucci.
고윤정이 입은 그레이 니트는 Lemaire. 데님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재욱이 입은 터틀넥 니트는 Pr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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