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프리카 사람들을 찾아… 동두천·파주로 간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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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사진작가 최원준(43·아래 사진) 개인전 '최원준: 캐피탈 블랙'을 한다.
그렇게 예술사진계에 입문한 그는 프랑스 파리 팔레드도쿄 미술관의 1년 과정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파리에 체류할 때 인류학박물관인 국립케브랑리박물관이 외국인 예술가를 후원하며 주는 상(2012)을 한국인 최초로 받게 됐다.
그 상을 받아 아프리카에 가게 됐고, 그때 북한이 아프리카에 동상을 수출하는 문화를 주제로 잡아 사진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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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사진작가 최원준(43·아래 사진) 개인전 ‘최원준: 캐피탈 블랙’을 한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국내 이주한 외국인들이다. 그런데 흔히 보는 동남아, 중국 연변 출신이 아니라 모두 아프리카 사람들이다. 이를테면 나이지리아에서 온 넬슨 가족을 찍었는데, 아빠를 제외한 엄마와 세 딸이 모두 한복을 입었다. 평소 잘 보지 못하는 한복 입은 아프리카인 이미지가 주는 생경함은 아직 그들과 섞여 사는 일이 익숙지 않은 한국을 은유하는 것 같아 최 작가의 작품을 보는 일은 곤혹스럽다.
우리가 잘 몰랐을 뿐 국내에는 나이지리아, 가나 등 서아프리카 출신들이 많이 이주해있고 그들은 각각 경기도 동두천과 파주에 모여 산다. 작가는 이들의 가족사진, 개인 초상 사진, 일상의 모습을 찍기도 하고 노동 현장을 르포처럼 담아내기도 한다.
어쩌다 이들을 카메라에 담게 됐을까. 그는 직업학교에서 사진을 배워 사진사로 취업했다. 의경으로 군 복무 중 시위자 사진을 찍다가 다큐 사진에 눈을 떴다. 그의 작업은 당시 쌈지스페이스 김홍희 관장의 눈에 띄어 2001년 전시를 하게 됐다. 그렇게 예술사진계에 입문한 그는 프랑스 파리 팔레드도쿄 미술관의 1년 과정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파리에 체류할 때 인류학박물관인 국립케브랑리박물관이 외국인 예술가를 후원하며 주는 상(2012)을 한국인 최초로 받게 됐다. 그 상을 받아 아프리카에 가게 됐고, 그때 북한이 아프리카에 동상을 수출하는 문화를 주제로 잡아 사진 작업했다. 그의 작업은 국제무대에서 주목 받으며 북한 관련 학회 등에서 연구 결과나 사진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9년 귀국한 뒤 한국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했다. 그런 자연스런 궁금증이 이번 전시 작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파주에는 물류공장, 가구공장, 동두천은 섬유·가죽 공장이 많은데 그들은 이곳에서 노동자로 일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그들은 아프리카 옷, 음식, 노래를 즐기며 아프리카 타운을 형성해 살고 있었다. 직장에서만 한국인과 접촉할 뿐 한국 문화와 동떨어져 섬처럼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적응보다는 고립을 택한 그들을 보며 안타까웠던 작가는 그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따뜻하게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작업을 시도했다. 작가는 이방인의 삶 속으로 스며들고자 작업실을 서울에서 동두천으로 옮길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그런 노력 덕분에 나이지리아 이보족의 파티 등 이국적인 문화나 아이돌을 꿈꾸는 이주민 고교생들의 당돌한 표정까지 생생하게 포착해낼 수 있었다. 일우사진상(2010)을 수상했고 에르메스재단 미술상 후보(2011)에 올랐다. 12월 31일까지.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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