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 원톱' 왕이 "내년 러시아와 협력 심화, 중미관계 정상으로"
중국 외교 분야 최고 사령탑에 오른 왕이(王毅)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년 중국 외교정책의 주요 과제로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와 미·중 관계의 정상궤도 복귀를 꼽았다.
왕이 부장은 25일 오전 베이징 조어대(釣魚台) 국빈관에서 열린 국제정세와 중국외교 심포지엄 영상 기조연설에서 "2023년에는 전방위 외교를 통일적으로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관해서는 "전략적 상호 신뢰와 호혜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의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튼튼히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중·미 정상이 달성한 공감대를 구체화해 양국 관계를 바로잡아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맞서 미국의 반중 분자와 대만 독립 세력의 기세를 꺾기 위해 결연히 투쟁할 것"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일체로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단 하나라는 의미다. 미·중은 1970년대 수교 과정에서부터 이 원칙에 합의를 이뤘고, 아직 파기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래 이 원칙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왕이 부장은 유럽연합(EU)에 대해선 "고위급 왕래와 전략적 소통을 밀접하게 해 양측 관계의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주변국 및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친성혜용(親誠惠容·친하게 지내고 성의를 다하며 혜택을 나누고 포용한다)과 여린위선(與隣爲善·이웃과 선하게 지내다) 및 이린위반(以隣爲伴·이웃과 동반자로 지내다)의 외교 방침을 지켜가겠다"면서 "개도국과의 단결·협력을 강화하고 개도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고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협력을 강조하면서 공격적 스타일의 '전랑(戰狼) 외교' 식 발언도 내놨다. 그는 "국가 주권·안보·발전이익을 확고히 수호해야 한다"면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지연시키거나 차단하려는 모든 세력과 단호히 투쟁해 중국의 발전과 안보의 전략적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에는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던 정상 외교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20차 당 대회의 기세를 몰아 신시대 당과 국가사업 발전의 새로운 전망을 보여줄 것"이라며 "국가발전과 대외개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외교위민'을 강조한 그는 "해외동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겠다"면서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있던 중국 국민 5200여 명이 무사히 이송됐다. 돌아오는 길이 만 리라고 해도 조국은 당신이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반드시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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