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중국 산타’…‘리오프닝’ 기대에 中 관련주 들썩

김경진 2022. 12. 25. 17: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산타 랠리(연말 연초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점차 사그라들고 있지만 ‘나 홀로 상승’ 이어가는 주식이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이다. 중국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코로나 봉쇄를 풀고 본격적인 경제 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기대감이 앞서 반영된 결과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면세·화장품 등 관련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이달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서 이용객이 둘러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6.42%, 코스닥 지수는 -5.25% 하락했다. 이에 비해 중국 리오프닝 관련주로 꼽히는 화장품·면세·여행·항공 관련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주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이 기간 26.9%, 20.1% 상승했고, 화장품주인 애경산업(24.2%)과 코스맥스(14.1%)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피 팔아치운 외인, 이 종목은 샀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에는 에스엠(852억원), 호텔신라(818억원), JYP Ent.(594억), 아모레퍼시픽(445억원) 등 리오프닝 관련주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 종목을 1조2665억 원어치 내다 팔았는데 이들 주식만큼은 사들였다.

이에 비해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SK하이닉스(4190억원), 삼성전자(3060억원), LG에너지솔루션(2842억원), 기아(2037억원), LG화학(1868억원)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하지만 반도체주인 삼성전자(-6.6%)와 SK하이닉스(-8.5%)는 저조한 성적을 냈고, 이차전지 관련주인 LG에너지솔루션(-22.4%)·LG화학(-17.6%)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올해 연말에는 국내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종목인 반도체·이차전지 같은 미국과 관련성이 높은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했지만 화장품이나 면세 등 중국과 관련된 주식이 많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중국 수혜주가 랠리를 펼친 건 방역 완화로 침체한 중국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정 팀장은 “중국 증시는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 우려에 하락했지만, 반정부 시위에 시 주석의 강경한 입장이 변화하며 다시 급등했다”며 “리오프닝으로 3월엔 경제 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식 시장에 미리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2월부터 中 소비·생산 점진적 회복 기대"


지난 15~16일 열린 중국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지도부가 내수 부양과 소비 회복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제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국 경기가 1분기를 저점으로 ‘V’자로 반등하면서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며 내년 중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5.6%로 끌어올렸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2월부터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직장에 복귀하며 소비·생산이 다시 점진적으로 늘 것”이라며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6.7%까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 회복이 기대되는 종목으로는 의류와 가전·가구, 전기차 업종을 꼽았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 안 카르푸 매장의 모습. [사진 메리츠증권]

다만 실제 소비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강하게 반등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전체로 보면 중국 리오프닝이 중요한 투자 아이디어임에는 분명하지만, 내수가 회복되기까지 시차가 있을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중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점도 리오프닝 수혜의 강도를 낮출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 역시 “코로나 19 직전보다 중국인들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낮아졌고, 청년들의 실업률이 17%까지 치솟아 소비 여력이 약하다”며 “리오프닝 이후 소비의 회복 강도는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kjin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