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게 "무슨 일하나"…자원봉사 간 英총리 질문 논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TV 카메라 앞에서 무료급식소의 자원봉사를 하던 중 노숙자와 어색한 대화를 나눠 논란을 빚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둔 지난 23일 런던의 한 보호시설을 방문했다. 수낵은 앞치마를 두르고 급식을 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3일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활동하는 모습. 사진 iTV 캡처

한 남성에게 소시지, 계란, 빵 등을 식판에 담아주었다. 이 노숙자가 경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경제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하자 수낵 총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냐”고 물었다. 이 남성은 “홈리스지만 일을 찾는 데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수낵 총리는 “어떤 종류의 일”인지 되물었다. 이 남성은 금융업에 대해 이야기했고, 수낵도 자신도 금융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남성은 “전에 투자 관련한 은행 업무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수낵 총리는 “금융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면서 “그런 자리에 들어가 일할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노숙자는 “개의치 않지만, 모르겠다. 나는 우선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노숙자는 자선단체가 그에게 임시 숙소를 마련해줘서 크리스마스에 거리에 나 앉지 않기를 바란다고 계속해서 설명했다.

수낵 총리가 노숙자와 나눈 대화를 두고 안젤라 레이너 영국 노동당 부대표는 참담하다고 평했다.

한편 수낵 총리는 정부가 3년 동안 노숙자를 위해 20억 파운드(약 3조86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