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면만 문제? 원세훈·우병우 숨기려는 성동격서"

이경태 2022. 12. 25. 16: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원세훈·우병우·조윤선·김기춘 특사 대상 포함 비판... 국힘 "민주당식 내로남불"

[이경태 기자]

 
 지난 2020년 2월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이명박 사면-김경수 형 정지' 결정에 대한 여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연말 특별사면(특사)에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만 아니라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사건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최경환·조윤선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주범까지 포함시켰다'면서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없는 사면'은 국민 기만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별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라며 적극 두둔하는 중이다.

"이번 특사 국면은 2022년 용산판 성동격서"

한상현 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공정도, 형평성도, 상식도 국민통합도 모든 버린 특별사면은 국민 분노를 부를 것"이라며 법무부의 특사 명단 선정을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외에도 여권 인사들 다수가 (연말 특사) 심사대상으로 올라갔고, 그 명단에는 각종 정치공작으로 14년 2개월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국고 손실 등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의 법률위반으로 실형이 확정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들, 그리고 국정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5년형이 확정된 최경환 전 부총리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더욱 충격적인 것은 불법사찰로 실형을 받은 우병우 전 수석이 사면복권 명단에 포함되었다는 점, 그리고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로 기소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 등 수많은 국정농단 관련 인사들도 대거 사면 대상자라는 점"이라며 "우병우 전 수석은 현재 수감생활을 하고 있진 않지만 복권을 통해 족쇄를 풀어주면 변호사 개업과 정치활동 등이 가능해진다"고 꼬집었다.

한 대변인은 그러면서 "법치와 공정을 외치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자신들이 수사하고 구속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런 식의 결정을 한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며 "법치를 넘어 정치의 잣대를 쓰기로 결정하였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일방적으로 한쪽에 기울어져 '내 편 챙기기'에만 올인한 국민분열 정치를 선택한 것 같아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또 "국정원장의 정치공작이나 민정수석의 불법사찰 등에 대해 여권 인사들은 '억울한 프레임으로 희생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해서는 온갖 억지스러운 프레임을 적용하여 복권 불가를 외친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한 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특사 국면에서 2022년 용산판 성동격서(聲東擊西), 사실상 초대형 꼼수가 동원되었고, 이를 통해 국민 속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잔여형 4개월이 남아 가석방 불원서까지 제출한 김경수 전 지사를 기어이 끼워 넣어 언론에 전면 등장시키고, 이명박-김경수 키워드로 기사들이 채워지는 사이, 국민적 반감이 큰 우병우·조윤선·김기춘·원세훈 등은 슬쩍 숨기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의 고독한 결단에 주변 측근들의 꼼수들이 얼마나 끼어들었는지 가늠할 길 없지만, 비겁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야권 정치인을 방패삼아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행위를 즉각 멈추기 바란다"며 "'생색내기 사면 이벤트에 들러리를 설 수 없다, 떳떳하게 형기를 마치겠다'고 분명히 밝힌 정치인의 소망을 무시하고 그를 철저히 이용하면서까지 굳이 이번 특사를 단행해야겠다면, 지역 정치의 불균형을 살펴 상식적인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다른 인사들도 이번 연말 특사와 관련해 "꼼수 사면권 행사"라고 비판하는 중이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본인 페이스북에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 복권시키기 위해 구색 맞추기식으로 김경수 전 지사의 사면을 끼워 넣은 것"이라며 "사면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이유는 '국민통합'을 위함이다. 그 대통합의 정신을 짓밟아 지지층 달래기용으로 사면권을 남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이 무슨 '공정'입니까? 윤석열 대통령식 '굥정'일뿐"이라며 "법무부 스스로 (김 전 지사에 대한 수사가)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표적수사였음을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잔여 형기·벌금 남아 있던 박근혜 사면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에서 '내로남불식 비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면을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하려고 하나, 엄연히 상황과 격이 다르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에 대해 사면을 한 것을 예로 삼았다.

이에 대해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였듯이, 윤석열 대통령도 당연히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할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잔여 형기 17년과 벌금 150억 원이 남아 있었는데 사면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만 '잔여 형기가 많이 남아 사면이 불가하다'는 민주당의 논리는 이 무슨 '내로남불'인가"고 주장했다.

또 "김경수 전 지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댓글조작과 관련된 인사들과 균형을 맞춰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선거에서 중요 범죄를 저지르고도 불이익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다른 선거사범들과 형평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