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수백대 밤새 가둔 겨울폭풍…뉴욕 116년만에 '최악의 이브'

박현영 2022. 12. 2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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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버팔로에서 24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전기가 끊긴 사촌을 도우러 가다가 눈길에 차가 파묻혔다. AP=연합뉴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 여러 주에 눈보라와 혹한을 동반한 '겨울 폭풍'이 몰아쳐 24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최소 22명이 숨지고 수십만 가구 전기가 끊겼다.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고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미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 주말 이동에 차질이 빚어졌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뉴욕·콜로라도 등 7개 주에서 날씨와 관련된 사고 등으로 최소 22명이 숨졌다. 뉴욕에서는 폭설 때문에 응급 구조대가 제때 도착하지 못해 응급 환자 2명이 숨졌다. 오하이오·미주리·켄터키·캔자스에서는 눈길 교통사고로 15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겨울 폭풍'은 뉴욕주 북부를 강타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버펄로 인근에는 곳에 따라 2피트(60㎝) 이상 폭설이 내렸고, 시속 96㎞ 이상 강풍이 불어 가시거리가 '제로'에 가까웠다고 CNN은 전했다. 또 23일 저녁부터 24일 오전까지 차량 500대가 눈 내린 도로에 갇혔다. 지역 당국은 운전 금지령을 내린 상태였다.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는 미국 곳곳에서 역대 최저급 기온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남부 애틀랜타와 플로리다주는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뉴욕은 1906년 이후 116년 만에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 워싱턴은 1989년 이후 두 번째로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를 예약했다.

강풍과 한파는 콜로라도주를 비롯한 중서부와 뉴욕주를 중심으로 한 동북부에 집중됐지만, 미국 인구의 약 60%가량이 각종 기상경보 대상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국립기상청 기상예보센터는 "중부와 동부 지역에 걸쳐 위험한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평년보다 4~12도 낮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설과 강풍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24일 오전 한때 가정과 기업 180만 곳에 전기가 끊겼으나 일부 복구돼 25일 새벽엔 31만5000곳이 단전된 상태다.

항공편 운항도 대거 차질을 빚었다. 24일 미국 전역에서 항공편 2400여 편이 취소됐고 5700편이 지연됐다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이 전했다. 전날엔 5700여 편이 결항하고 1만1000편이 지연 운항했다. 뉴욕주는 폭설 피해를 본 버펄로 나이아가라 공항을 26일까지 폐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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