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與대표 레이스…핵심변수는 친윤연대-劉·羅 출마
국민의힘 차기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레이스가 불붙고 있다. 지난 24일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면서 여권의 관심이 내부 권력 재편에 집중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월 8일 또는 10일 열리는 전당대회의 대표 경선을 총괄할 선거관리위원장에 유흥수 상임고문을 25일 내정했다. 유 고문은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치안본부장, 충남지사와 주일대사 등을 지낸 4선 의원 출신 원로다.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표 후보들이 사(私)를 버리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성의를 다하도록 유 고문이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26일 비대위 회의에서 임명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당원투표 100%’ 방식의 경선 규칙이 확정된 만큼 앞으로 선관위 구성이 완료되고 세부적인 전대 방식 등이 정리되면, 1월 초·중순부터 당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후보 등록 기간이 1월 중순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후보 등록 및 선거 운동, 컷오프 등을 고려하면 전대 기간이 40~50일 걸리기 때문에 후보들이 결심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당권 주자는 10명 안팎이다. 권성동·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고,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내각 차출설도 꾸준히 나온다.
전당대회가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자가 여전히 난립하자 여권에선 친윤계 간의 연대와 교통정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당장 김기현 의원과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김장 연대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의원이 여론조사 상으로는 부진하지만, 윤심(尹心)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장 의원이 아군이 되면 무게감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원조 친윤인 권성동 의원은 한때 ‘브라더’로 통하던 장 의원과의 불화설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원활한 소통을 내세우며 당원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표심을 다지고 있다. 권 의원은 최근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겨냥한 페이스북 메시지를 시의적절하게 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은 ‘친윤 연대’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인천 동·미추홀을이 지역구인 윤 의원은 지난 23일 SBS 라디오에서 “척박한 수도권 환경을 모르기 때문에 김장 연대 같은 얘기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친윤 표가 분산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1월 설 연휴(21~24일) 전후로 친윤 주자 단일화 등 교통정리가 있지 않겠느냐”(당 관계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후보 등록 시점에 맞춰 친윤 후보 난립 문제가 해결될 것”(국민의힘 지도부)이란 전망도 있다. “후보 등록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친윤계로 분류되지 않으면서도 경쟁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2주간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에 눌러살다시피 하며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안 의원은 지난 23일 경북 김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 개인의 경쟁력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 연대가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김장 연대를 비판하는 등 김 의원과 각을 세우고 있다.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전대 판을 뒤흔들 핵심 변수다. 나 전 의원은 출마 결심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층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로 꼽히고 있다. 나 전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당대표 되세요’”라며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대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연일 언론 인터뷰에서 응하면서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가 실제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비윤계 지지층의 표심을 흔들어 친윤과 비윤의 경쟁 구도가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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