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예산 나왔는데 4억 펑크"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임금체불
━
“예산 초과 지출” 제천시, 집행위원장 등 2명 해임
충청지역 대표 축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집행위원장 해임과 사무국 직원 임금 체불 사태로 논란에 휩싸였다.
25일 제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조성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장지훈 사무국장을 업무상 관리 소홀 등 이유로 해임하고, 배임 혐의로 경찰 고발 예정이다. 지난 8월 열린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치르면서 행사 총괄 책임자인 조 위원장 등이 정해진 예산을 초과해 행사 비용을 지출했다는 이유다.
애초 책정된 행사 사업비는 39억7700만원 규모였다. 충북도와 제천시 보조금 27억2000만원 외 기업 후원금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하지만 사무국은 행사를 치르면서 44억원을 썼다. 4억원 넘게 지출한 것이다. 이에 무대설치비, 외빈 숙박비 등을 실제 업체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무국 예산 없어 직원 임금 체불도
사무국이 영화제를 운영하면 마련한 자본금까지 끌어다쓰면서 운영자금도 텅 빈 상태다. 이로 인해 사무국 직원 11명 중 4명의 11월분 임금 1000여만 원이 체불됐다. 이달에도 임금 3000만원가량이 지급되지 못해 사무국 직원의 집단 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천시는 일단 사업비 결손금과 체불 임금을 사무국이 가입한 재정보증보험 보험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하지만 집행위원장과 사무국장의 관리 소홀 책임 또는 배임이 인정돼야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손금 충당을 놓고 법정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천시 "배임행위...법적책임 물을 것"
제천시 관계자는 “예산이 정해져 있는데도 무분별한 지출로 대규모 결손을 냈고, 이 과정에서 제천시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다”며 “집행위원장과 사무국장으로서 배임 행위가 명확한 만큼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집행위원장 "시 요구대로 규모 키우다 빚어진 일"
이에 대해 조 집행위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영화제 사업비가 과다 지출된 것은 행사 규모를 늘리라는 제천시의 요구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이미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제천시가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임 처분한 것은 부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부실 회계 문제가 불거지자 제천시의회는 내년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지원 예산을 올해(19억4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9억9000만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제천시는 일단 사무국 유지에 필요한 인건비와 운영비로만 보조금을 편성한 뒤 내년 영화제 개최에 필요한 비용은 추경을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 한 곡으로 929억 벌었다…매년 '캐럴 연금' 받는 이 가수 | 중앙일보
- 망치 들고 문까지 박살…거리 활보한 산타 요정들 반전 정체 | 중앙일보
- '손흥민 훈장' 그날부터 꼬였다…윤 대통령 분노 부른 '배당금의 진실' | 중앙일보
- 아들 죽자 54년만에 나타난 엄마, 사망보험금 다 챙겨갔다 | 중앙일보
- "한숨 자자" 입 맞춘 교사…성추행 법정 구속 뒤 항소한 까닭 | 중앙일보
- "엄동설한에 푸들 죽어있었다"…산속 버려진 강아지 20마리 | 중앙일보
- "병원 돌아가라" '결혼지옥' 논란 뒤 오은영에 쏟아지는 화살 | 중앙일보
- "계부 표정 보고도 의사가 그런말?" 전여옥, 오은영 또 저격 | 중앙일보
- 혼주 자처한 박경림·김수용…박수홍 결혼식 '찐우정' 빛났다 | 중앙일보
- 핀란드서 출발한 산타, 한국 상공 도착…7분 머물다 떠났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