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자자" 입 맞춘 교사…성추행 법정 구속 뒤 항소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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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군산지원, 징역 1년6개월 선고
중학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교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교사는 본인이 학교에서 ‘아이돌 스타’일 정도로 인기가 많아 피해 학생이 질투심에 거짓말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 강동원 판사는 25일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 아동학대 가중 처벌) 혐의로 기소된 A씨(35)에게 지난 8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형법상 누구든지 13세 미만 사람에게 강제추행을 한 경우, 19세 이상이 13세 이상 16세 미만 사람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든 강제추행을 한 경우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된다.
전북의 한 중학교 기간제 체육 교사였던 A씨는 2020년 10월 12일 학교 소체육실로 1학년 학생 B양(당시 13세)을 불러낸 뒤 수업용 매트 위에서 “한숨 자자”고 한 뒤 잠에서 깬 B양에게 입을 맞추고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집에 있던 B양에게 “할 것 없으면 학교 와서 놀아”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보낸 뒤 범행했다.
사건 이후 속앓이하던 B양은 같은 달 14일 학교 친구 C양에게 SNS 메신저를 통해 A교사에게 겪은 일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일이 커지는 게 싫으니 A교사에겐 말하지 말라”고 했다. 고민하던 C양은 사나흘 뒤 본인이 다니는 학원 강사에게 B양 이야기를 알렸다. 이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이 대화를 엿듣게 되면서 성추행 소문이 퍼졌다.
심지어 B양이 아닌 C양이 A교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잘못된 소문도 돌았다. 소문을 들은 A교사는 B양과 C양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학교 주차장으로 불러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했다. 또 소문을 냈다는 다른 학생도 휴게실로 불러 “내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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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무죄 주장…재판부 “피해자 진술 일관”
이후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A교사는 “소체육실로 찾아온 B양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은 뒤 B양을 그곳에 두고 교무실로 왔을 뿐 (함께) 잠을 자거나 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오히려 그는 “B양은 내가 가장 예뻐하는 C양을 부러워했고, 내가 자신을 더 좋아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거짓말하고 있다”고 했다. “B양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이돌 스타나 다름없는 나를 상대로 거짓말한 사실이 들통나면 학교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괴롭힘을 당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A교사는 학교를 떠났다. 이에 대해 그는 “사직이라는 행위 자체가 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으나, 정신적 고통이 극심하고 학교에 질려 모든 것을 감수하더라도 학교를 그만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는 추행 장소·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 부모도 피고인과 합의를 거부하는 등 무고할 만한 특별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교사로서 어린 피해자가 피고인을 신뢰하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성범죄를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어린 피해자와 잘못된 소문에 연루된 피해자 친구는 이 사건 범행으로 학교를 옮기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A교사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군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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