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美 경제 성장 1% 하회…1년 후 금리인하 가능성"

내년 미국 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률 역시 1%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내년 상반기까지 정책금리를 5%대까지 인상한 이후 연말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23일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내년 미국 경제는 경제 재개 효과가 줄어들고 긴축 정책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침에 따라 내수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잠재 수준을 크게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이 지난 5월 예상한 미국의 연간 잠재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는 1.9%였으며 주요 전망기관에서는 고금리,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1%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에서는 역성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한은은 미국 경제가 내년 1분기와 2분기 중 큰 폭의 성장세 둔화를 보이다가, 물가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실질소득 흐름이 개선되는 내년 하반기에 성장세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는 개인소비와 기업투자의 증가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투자는 올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정부지출은 예년수준을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용 사정은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면서 점차 둔화되고 물가는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한은은 "급격한 통화 긴축기조의 파급효과, 성장모멘텀 약화 흐름 등을 감안할 때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노동시장 상황, 민간 부문 경제여건 등을 감안할 때 향후 경기는 완만하게 둔화되는 연착륙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물가에 대해 "향후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재화 가격 중심으로 최근의 하락세를 이어가겠으나 소비 수요의 서비스 부문 집중, 임금 상승 등으로 서비스 부문 물가가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완만하게 하락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은은 미국의 정책금리가 당분간 인상을 이어가다 내년 말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은은 "다수 투자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정책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상회하게 되는 수준인 5% 초반에서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일부는 연준이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한 고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에 대응해 정책금리를 5% 중반까지 인상한다는 예상도 나온다"고 했다.

한은은 "주요 투자은행은 연준이 최종금리가 5~5.25% 수준이 되는내년 3월 또는 5월까지 정책 금리를 인상한 이후 당분간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다만 금리인상의 누적효과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 및 노동시장 위축 정도에 따라 내년 말에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