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수출 먹구름…"조선 외 전업종 부진…석유화학·가전 비상"
국내 수출 기업의 내년 1분기(1∼3월) 실적이 한층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2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81.8로 조사됐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기업들이 다음 분기의 수출 경기가 직전 분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번 EBSI는 수출실적 50만 달러 이상 126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EBSI는 지난 2분기(96.1) 2년 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네 분기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항목별로 보면 수출제품 제조원가(71.1), 수출대상국 경기(79.9), 국제수급(81.1), 자금사정(84.0) 등이 앞으로 더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는 "수출기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제조원가 상승, 자금난 심화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선박(146.5)을 제외하곤 전 품목의 EBSI가 100 아래로 나타났다. 선박 분야는 유럽의 LNG선 수요 확대로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EBSI(99.0)는 전기차 수요 증가 및 물류난 개선으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전망이 가장 부정적인 품목은 석유제품(55.7)과 가전(49.7)으로 나타났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가파른 물가 상승에 대응해 주요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수출 경기가 빠르게 위축돼 EBSI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가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수익성 확보와 경영전략 수립에 애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해상운임이 안정되면서 원재료 가격 및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애로는 줄어들었다.
김꽃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교역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수출 기업의 삼중고를 고려해 수출 금융 지원과 환율 변동 방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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