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AFC 가입 추진 이유? 아시아 각국의 '친러 성향' 때문

김현기 기자 2022. 12.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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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유럽축구연맹(UEFA)을 탈퇴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엔 러시아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전반적인 친러 성향이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듀코프 회장은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축구협회 집행위원회 뒤 "27일 화상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그날 (UEFA 탈퇴와 AFC 가입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토를 유럽과 아시아에 걸치고 있는 러시아가 AFC 가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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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러시아가 유럽축구연맹(UEFA)을 탈퇴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엔 러시아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전반적인 친러 성향이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가 UEFA를 떠나 AFC로 향하는 것에 대해 27일에 결정할 것"이라는 알렉산더 듀코프 러시아 축구협회장의 발언을 24일 보도했다.

듀코프 회장은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축구협회 집행위원회 뒤 "27일 화상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그날 (UEFA 탈퇴와 AFC 가입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듀코프 회장은 "유럽 축구의 강점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잘 따져봐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 유럽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선택지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만일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며 "AFC는 우리를 받아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AFC와 사전 조율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러시아는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최종 플레이오프 등 국제무대에서 퇴출당했다.

FIFA는 침공 당시 러시아가 '러시아'라는 나라명과 국가를 사용하는 대신 '러시아축구협회'를 사용해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 출전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폴란드, 체코, 스웨덴 등 러시아와 경기하는 나라들이 일제히 보이콧을 선언하자 하는 수 없이 러시아를 퇴출시켰다.

반면 UEFA는 침공 직후 러시아 및 러시아 클럽들을 UEFA 각종 공식 경기에서 전부 제외한 것은 물론, 지난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기로 했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권도 박탈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었다. 

UEFA는 2024년 독일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 조 추첨에서도 러시아를 제외했다.

러시아는 이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 연방국들과 비공식 친선 경기만 치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토를 유럽과 아시아에 걸치고 있는 러시아가 AFC 가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아시아가 친러 성향인 점도 러시아의 AFC 가입에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

아시아도 러시아 침공에 반대하고 평화 의지를 표명하면 러시아가 AFC에 기웃거릴 이유가 없지만 아시아는 여전히 러시아에 우호적인 정서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AFC 회원국 정부 중 한국과 일본, 호주, 싱가포르 정도를 뺀 다른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이 국제연합(UN)의 각종 러시아 제재 혹은 규탄 결의안에 기권하거나 심지어 반대했다.

중국은 물론이고, 인도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중동 국가들이 기권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주요국들도 중립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은 아예 러시아 제재 및 규탄에 반대했다.

상당수의 아시아 국가들이 왕정 혹은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보니 권력이 스포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러시아의 AFC 가입에 큰 걸림돌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러시아가 AFC로 가더라도 FIFA 제재안은 유지될 수밖에 없어 북중미 월드컵 예선 참가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국제스포츠계는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더라도 당분간 러시아 처벌을 유지하겠다는 자세다.

또 일본, 호주처럼 러시아 침공에 강력 반대하는 나라들은 러시아와 경기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있어 러시아가 AFC 내에서 실력 있는 국가들과 경기하기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사진=타스, EPA, D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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