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수출도 ‘흐림’… 삼중고에 우는 韓 기업들

수요부진‧원가상승‧자금난 ‘삼중고’
“수출금융 확대·환율 안정성 확보 등 조치 필요"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가파른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라 내년 1분기 국내 수출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5일 '2023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를 발표하고, 내년 1분기 EBSI는 81.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4분기 연속 기준선인 100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전망이 악화될수록 작은 값을 가진다.

이는 수출기업의 체감 경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가파른 물가 상승과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며 EBSI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항목별로는 수출제품 제조원가(71.1), 수출대상국 경기(79.9), 국제수급(81.1), 자금사정(84.0) 등이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협회는 "수출기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제조원가 상승, 자금난 심화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유럽의 LNG선 수요 확대로 수주가 증가하며 수출확대가 예상되는 선박(146.5)을 제외하고는 전 품목의 EBSI가 100을 하회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EBSI는 99.0으로 나타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 증가 및 물류난 개선으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전망이 가장 부정적인 품목은 석유제품(55.7)과 가전(49.7)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하락, 인플레이션 지속,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수출 기업들은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가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익성 확보와 경영전략 수립에 애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해상운임이 안정되며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상승 애로는 감소했다.

김꽃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교역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수출 기업의 삼중고를 감안해 수출 금융 지원과 환율 변동 방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