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연예대상', 신동엽과 김구라, 그리고 이 사람이 살렸다

김상화 2022. 12. 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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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치 있는 소감과 이광기 깜짝 등장으로 활기 돌아

[김상화 기자]

 
 지난 24일 생방송으로 거행된 2022 KBS 연예대상의 한 장면.
ⓒ KBS
 
<2022 KBS 연예대상> 최고의 영예인 대상 주인공은 신동엽이었다.  지난 24일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MC 문세윤, 설인아, 찬희(SF9)의 진행으로 거행된 <KBS 연예대상>에서 신동엽는 11년간 진행해온 <불후의 명곡>의 활약을 인정받아 대상 트로피를 받게 되었다.  

신동엽의 KBS 대상 수상은 통산 세 번째다. 지난 2002년 제1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2012년, 그리고 올해까지 받게 되면서 'KBS 대상 수상10년 주기설'을 현실로 입증시켰다. 신동엽은 "얄궂은 게 아주 간혹 올해는 내가 받아도 괜찮은데 하는 해는 못받았다. 올 한해 도드라진 활약을 못한 다른 후보들에게 감사하다. 여러분 덕분이다"라는 유쾌한 언변으로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드라마는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오지만, 예능은 매년 새롭게 하고 강하게 어필하기 힘들다. 다른 방송사 연예대상도 그렇고 '그 나물의 그 밥'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1년 동안 고생한 분들 큰 잔치 한 마당 벌어진다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봐돨라"며 시청자들에게 요즘 예능 환경 속 어려움에 대한 이해를 고했다.  

이에 앞서 신동엽은 대상 후보인 '올해의 예능인' 트로피를 받으면서 "올해 같은 느낌은 처음이다. 올해 받으면 이상할 것 같다. 들어보니까 이경규씨가 받으면 더 이상할 것 같고 김종민씨가 갑자기 받아도... 다른 분들도 받았는데 또 받는건 이상하다. 기분 좋은 기다림은 처음이다"라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에도 의미 모를 시상 남발
 
 지난 24일 생방송으로 거행된 2022 KBS 연예대상의 한 장면.
ⓒ KBS
 
지난주 무려 4시간 이상 진행된 <SBS 연예대상> 만큼은 아니었지만 이날 <KBS 연예대상> 역시 3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방송으로 꾸며졌다. 마치 너도 나도 성적은 부진한데 마지 못해 상을 줘야 하는 것처럼 보인 3사 시상식이었다. 그중 KBS가 특히 열세였다. 이날 생방송 중 언급된 프로를 보며 몇몇엔 생소함을 느낄 수 있을 수 정도였다. KBS 예능의 흉작을 감안할 때 아이러니한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거행된 <KBS 연예대상>에선 이웃집 떡돌리듯 트로피가 넘쳐날 정도로 많은 연예인들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고 무대 위에 올라와 소감을 밝히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인기상,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등에선 3명씩 공동 수상이 기본이었고 베스트 커플상에선 무려 4팀 총 8명이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데뷔 20년차를 맞이했고 타사 시상식에선 수년전 최우수상만 두차례 수상했던 개그맨 양세형에게 신인상을 수여한다는 건 그만큼 KBS 예능을 빛낸 "진짜 신인"의 부재를 고스란히 드러낸 대목이었다.  그나마 올해 세상을 떠난 고 송해 선생(공로상 수상)을 위한 헌정 무대(이찬원 노래)가 없었다면 그저 그런 자화자찬식 행사로 마무리 되었을 듯 싶었다. 

김구라와 '정도전' 이광기 마저 없었다면?
 
 지난 24일 생방송으로 거행된 2022 KBS 연예대상의 한 장면.
ⓒ KBS
 
이날 시상식에서 눈길을 모은 건 신동엽의 유머와 진심을 담은 수상 소감, 방송 막판 입담을 보여준 이경규와 신동엽의 티키타카식 말싸움과 더불어 디지털 콘텐츠상을 수상한 웹예능 <구라철> 김구라와 배우 이광기였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 속 정도전 분장 그대로 무대에 올라온 그의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놀라움과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 시상식과 아무 연관 없는 이광기는 최근 <구라철>에서 김구라가 연예대상 제작진과 코믹한 협상을 벌인 결과로 개극맨 최국과 함께 이번 행사에 출연하게 된 것이었다. 이전 <SBS 연예대상>에서의 돌발 발언 및 얼마전 <구라철>을 통한 지상파 3사 시상식에 대한 냉소적인 지적을 서슴치 않았던 김구라임을 감안하면 이는 나름 계산된 행동으로 봐도 무방했다.  

"변변한 컨텐츠 없이 그저 돌려 막기식으로 진행한다"라는 그의 이전 언급을 떠올려 보면 본인 스스로 시상식 속 컨텐츠를 만들어 낸게 아니었을까? 이유야 어찌되건 간에 전후 사정을 잘 알지 못했던 시청자들은 모처럼 '연예대상'이라는 이름 값에 걸맞는 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매번 재방송 마냥 반복되고 관행처럼 진행되던 연예대상 속 재미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3사 연예대상 시상식 중 하나가 마무리 되었다. 

2022 KBS 연예대상 수상자(작) 명단
 
 지난 24일 생방송으로 거행된 2022 KBS 연예대상의 한 장면.
ⓒ KBS
 
▲ 대상 = 신동엽('불후의 명곡')
▲ 최고의 프로그램상 = '불후의 명곡'
▲ 2022 올해의 예능인상 = 김숙·신동엽·전현무·이경규·김종민
▲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 = 딘딘('1박2일'), 류수영('신상출시 편스토랑')
▲ 리얼리티 부문 최우수상 = 이천수('살림하는 남자들2'), 사유리('슈퍼맨일 돌아왔다')
▲ 쇼·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 = 김신영('전국노래자랑'), 이찬원('신상출시 편스토랑')
▲ 리얼리티 부문 우수상 = 김병현('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제이쓴('슈퍼맨이 돌아왔다')
▲ 공로상 = 故송해('전국노래자랑')
▲ 베스트 커플상 = 주상욱·조재윤('세컨 하우스'), 조세호·주우재('홍김동전'), 김숙·조나단('갓파더'), 라이언전·김승수('리슨 업')
▲ 베스트 팀워크상 = '홍김동전',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 프로듀서 특별상 = 허재('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 박주호('슈퍼맨이 돌아왔다'), 차예련 ('신상출시 편스토랑'), 연정훈('1박2일')
▲ 인기상 = 김준호('슈퍼맨이 돌아왔다'), 잔나비 ('불후의 명곡'), 장도연('개는 훌륭하다')
▲ 베스트 아이콘상 =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꼰대즈
▲ 베스트 챌린지상 = '빼고파'
▲ 디지털 콘텐츠상 = 이무진('리무진 서비스'), 김구라 ('구라철 시즌3')
▲ 라디오 올해의 DJ상 = 이기광('이기광의 가요광장'), 이민혁 ('비투비의 키스 더 라디오')
▲ 올해의 스태프상 = 예능사업부 민지홍BM ('불후의 명곡',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 방송작가상 = 권유경 작가('살림하는 남자들2')
▲ 쇼·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 = 나인우('1박2일')
▲ 리얼리티 부문 신인상 = 양세형('이별도 리콜이 되나요')·정태우('살림하는 남자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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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j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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