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유기견 해외이동봉사·전통노동…또 다른 의미 발굴하는 예능들

장수정 2022. 12. 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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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해외 입양 문제부터 한국의 전통노동, 타투 등
치열해진 경쟁 속 색다른 소재로 흥미 유발하는 예능들

지상파, 케이블은 물론 각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까지. 넘쳐나는 콘텐츠로 예능 시장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더 이상 새로운 게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지지만, 그만큼 다양한 주제, 콘셉트의 예능을 접하는 재미도 생겨나고 있다. 유기견 해외이동봉사부터 한국의 전통노동, 그리고 타투, 성소수자 등 담아낼 수 있는 소재의 폭도 넓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 의미를 전달하는 예능도 늘고 있다.


지난 17일 김태호 PD가 연출하고, 이효리가 주인공으로 나선 tvN ‘캐나다 체크인’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10년 넘게 유기견 봉사를 꾸준히 해온 이효리가 새로운 가족의 품으로 해외 입양 보낸 개들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로 떠나는 여정을 담는 프로그램. 캐나다로 떠난 이효리가 그곳의 자연과 도시를 만끽하는 과정을 카메라가 좇으면서 ‘또 해외여행이야?’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나, 이 방송은 유기견, 그리고 유기견들의 입양과 재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출발부터 여느 여행 프로그램과는 다른 그림이 연출됐다. 이효리가 해외 입양을 가는 개들과 함께 캐나다로 향하면서 해외이동봉사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촉구하게 된 것. 이효리가 동행인과 함께 총 여섯 마리의 개와 함께 떠나는 과정을 담으면서 보호소 생활이 힘든 유기견들에게 해외 입양은 감사한 기회라는 점을 짚기도 했다. 여기에 떠나는 개들을 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임시 보호자, 캐나다에서 구조를 도왔던 개들과 재회하는 이효리와 동행자까지. 여행의 설렘, 기대감을 통해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것이 아닌, 애틋함,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색다른 여행 예능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앞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코리아 넘버원’이 노동 버라이어티에 한국 전통문화를 접목해 색다른 의미를 전한 바 있다. 유재석, 이광수, 김연경이 한국의 장인을 찾아가 체력도 정신력도 남김없이 쏟아부으며 전통 노동을 체험하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으로, 당초 ‘일로만난사이’를 비롯한 노동 버라이어티와 콘셉트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유재석-이광수가 티격태격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향해서도 ‘이미 너무 많이 본 것 같다’는 아쉬움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장인, 전통 노동을 조명하면서 또 다른 의미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와장 김창대 장인을 만나 기와를 구워내는 일을 배우고, 기순도 장인을 만나서는 고추장, 된장 담그는 일을 배우며 실천하는 등 이들이 하는 고군분투는 곧 우리나라에서 장인들이 전통 방식을 지키며, 이어나가는 분투와도 다름이 없어진 것. 한산모시짜기, 갯벌 체험 등 여러 장인들을 직접 만나며 우리나라 전통 노동의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전달했었다.


앞서는 웨이브가 ‘더 타투이스트’를 통해 타투의 순기능에 대해 짚으며 호평을 받았었다. 자신을 표현하는 새로운 문화 장르이자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타투를 주제로, 각자 자신만의 타투를 품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리는 프로그램으로, 특별한 사연을 안고 타투숍을 방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었다.


손가락 두 마디를 잃은 엔지니어가 타투를 통해 손톱을 얻게 되고, 세월호 생존자가 스스로 낸 몸의 상처를 타투를 통해 치유하는 모습 등 타투가 단순히 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만이 아닌,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를 건네는 역할까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연애 예능의 변주 속 탄생한 성소수자들의 연애 리얼리티 등 콘텐츠 늘어나면서 ‘차별화’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재의 폭이 넓어지면서 시청자들이 그간 미처 몰랐던 주제, 문제들까지도 담게 되는 것. 연애 예능이 흥하자 너도나도 일반인들의 연애담을 다루고, 혹은 자극적인 주제로 화제성을 높이는 일부 얄팍한 시도들이 불쾌감을 유발하는 가운데에서도, 이렇듯 기존과는 다른 재미와 의미를 전달하는 콘텐츠들이 함께 늘어나면서 ‘콘텐츠 범람 시대’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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