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 만들고, 오은영 앞세우고…어린이보험 경쟁 치열
NH농협손해보험은 5세 아이들이 볼 수 있는 동화책을 만들기 위해 공모전을 열어 이달 16일 수상작을 선정했다. NH손보는 내년 중 5권의 동화책을 내 어린이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등 홍보에 사용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이달부터 어린이보험 신규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최대 12% 할인해주고 있다. KB손보는 올해 초부터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를 어린이보험 광고모델로 쓰는 등 신규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어린이보험 시장을 둔 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15세 이하 어린이ㆍ청소년을 대상으로 질병과 상해를 당했을 때 보험금을 주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이 2018년부터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만 30세까지 확대하며 ‘어른이 보험’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3대 중대 질환(암ㆍ뇌혈관질환ㆍ심혈관질환) 등 성인용 보험에 들어있는 대다수 항목을 최장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데, 보험료는 오히려 20%가량 저렴하다.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사회 초년생 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현대해상이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해상은 2004년 업계 최초로 어린이보험 상품을 내놓은 후 올해 5월까지 460만 건이 판매됐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2명 중 1명은 현대해상 어린이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최근에는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KB손보는 자녀 심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어린이ㆍ청소년 정신질환 관련한 보장을 늘려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도 지난 9월 출시된 어린이보험에 암 등에 적용되는 보험금에 가입 후 5년 마다 10%씩 보장금이 올라가는 방식을 도입했다.
올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일정 기간 독점적인 상품판매 권리(배타적 사용권)를 획득하는 보험사들도 많다. 현대해상은 내향성 손발톱 치료와 틱장애 약물치료로, KB손보는 정신질환 치료비, 신경성식욕부진, 폭식증 등에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았다. 소형사인 흥국화재도 신생아 난청 진단비에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린이보험은 실손의료보험 등 다른 보험에 비해 남는 게 많은 보험이다. 보험연구원이 올해 1월 2010~2019년 사이 세대별 보험가입 등을 조사한 결과 장기손해보험의 보험가입자 평균연령은 2010년 38세에서 2019년 43.7세까지 높아지는 보험 가입자의 고령화도 심해지고 있다. 어린이 보험은 젊은 층 잠재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으로 잠재고객 확보는 물론, 가족 전체를 고객으로 둘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손해율도 성인 보험에 비해 아직은 낮은 상태다. 어린이ㆍ청소년은 어른보다 중증 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은 병원 이용이 잦은 4세 이전에는 손해율이 다소 높지만, 이후 5~20세 구간은 성인 보험에 비해 손해율이 낮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IFRS-17은 부채가 시가로 평가돼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 어린이보험은 운전자보험과 암 보험 등과 함께 대표적인 보장성보험이다. 게다가 어린이보험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가입해주는 보험인 만큼 중도 해지가 적고 유지 기간도 길다. 각 증권사들도 어린이보험 비중이 높은 보험사가 IFRS-17 도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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