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신동엽 "또 10년 기다려야?…'그 나물에 그 밥' 생각 말길" [KBS 연예대상]

김유진 기자 2022. 12. 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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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방송인 신동엽이 KBS 연예대상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KBS 연예대상 1회와 11회, 올해 20회까지 10년 주기 수상을 이어가며 자신에게도, KBS 연예대상 측에도 의미를 남기는 데 성공했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에서 문세윤·설인아·찬희의 사회로 '2022 KBS 연예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대상 후보에는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한 김숙, 신동엽, 전현무, 김종민, 이경규가 이름을 올렸고, 신동엽이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해피투게더'로 2002년 1회 KBS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했던 신동엽은 2012년 '불후의 명곡'·'안녕하세요'로 두 번째 대상을, 또 10년 만에 올해 연예대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신동엽 KBS 10년 주기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KBS 연예대상 시상식 전, 한 눈에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대상 트로피의 향방에도 관심이 몰렸다. 

최고의 프로그램상 후보에 오른 '살림하는 남자들2', '전국노래자랑', '신상출시 편스토랑', '1박2일', '불후의 명곡', '개는 훌륭하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 장수 프로그램이 대다수였고, 이들은 꾸준함은 유지했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새롭게 론칭했던 프로그램들은 현재까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거나, 높은 주목을 받는데는 실패했다. 이에 올해의 KBS 예능을 떠올렸을 때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프로그램들을 한 손에 꼽기는 사실상 어려웠다.

자칫하면 수상하는 이가 트로피를 품에 안고도 민망해질 수 있는 상황 속,  KBS의 선택은 '꾸준함'이었다. '불후의 명곡'을 12년 간 이끌어 온 신동엽에게 트로피를 수여하며 오랜 활약에 대한 공을 인정하고, 신동엽 개인에게 주어질 수상의 의미도 챙겼다.

신동엽은 재치 있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이같은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며 당당한 수상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트로피를 들고 마이크 앞에 선 신동엽은 "정말 얄궂은 것이, 아주 간혹 '올해는 내가 받아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텐데'라고 생각했던 때는 단 한번도 못 받았던 것 같다. 사실 오늘은 진짜 전혀 기대를 안하고, 정말 프로그램상을 간절히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왔었다. 먼저 도드라진 활약을 못한 나머지 후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 덕분이다"라고 유쾌하게 말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이어 "'불후의 명곡'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 분에 넘치게 일주일에 한 번씩 최고의 가수들의 노래를 직접 듣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데, 제게 이렇게 상을 준것은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가수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대표로 상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KBS 연예대상 1회 수상자답게, 2002년부터의 시상식 여정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신동엽은 "상을 받은 것보다 '연예대상' MC를 본 횟수가 훨씬 많은데, 예전에는 연예대상이 없었고 연기대상의 한 코너로 코미디와 예능인에게 상을 주곤 했었다. 감사하게도 2002년이 월드컵 때문에 난리가 난 해였는데, KBS에서 연예대상이 처음 생겼고 대상을 받으면서 연말을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그리고 '불후의 명곡' 덕분에 10년 후에 또 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올해 상을 받았으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럼 또 10년을 기다려야 되는거야?' 생각하게 된다"고 넉살을 부렸다.

또 "상을 받든 못 받든, 수상자든 시상자든 MC를 보든 10년 후에도 KBS 연예대상 이 공간 안에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진심을 전한 신동엽은 자신이 수상자로, 또 MC로 지난 시간 동안 연예대상 시상식을 바라봐 온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상에 대한 권위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실 수 있고, '상을 너무 많이 주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드라마는 매년 새로운 작품이 나오지만, 예능은 그런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만큼 자리 잡기가 어렵고, 자리잡으려다 다양한 이유로 폐지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매년 시상식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큰 잔치 한마당이 벌어진다고 생각해주시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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