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이달의소녀 멤버들을 '초라'하게 만들었나 [기자수첩-연예]
블록베리 컴백 번복
이달의 소녀 컴백이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이하 블록베리)와 츄의 갈등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블록베리와 츄의 수익 갈등 미정산, 갑질 의혹 논란이 커지면서 애꿎은 이달의 소녀 나머지 멤버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순 없지만, 한 명의 멤버로 인해 나머지의 멤버들의 노력이 좌지우지되고 말았다.
블록베리 측은 지난 22일 "멤버들의 여러 상황에 관한 여러 근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컴백 활동은 무의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11인의 멤버가 열심히 준비한, 2023년 1월 3일 발매 예정이었던 이달의 소녀 새 앨범은 무기한 연기한다"라고 밝혔다. 애초부터 무리한 컴백이었다.
블록베리는 지난 달 츄가 스태프에게 갑질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달의 소녀 멤버에서 퇴출했다. 츄는 자신은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츄와 함께 일했던 스태프들 역시 츄를 옹호하면서 여론전은 블록베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앞서 블록베리가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과 츄가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해 전속계약 해지 증명서를 보냈기에 블록베리의 츄의 갑질 폭로는 츄와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핑계로 들렸기 때문이다.
이후 한 매체는 츄가 스태프에게 보낸 문자와 함께 츄와 블록베리 사이의 불공정 계약 내용을 보도했다. 스태프를 향한 츄의 무례한 언행이 실제로 존재하긴 했으나, 이들의 갈등 원인은 역시나 정산 문제였다. 2017년 12월 블록베리는 츄에게 수익을 7대 3으로, 연예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은 5대 5대로 계약을 맺었다. 이에 츄가 2022년 1월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츄의 편을 들어줬다.
츄는 승소 후 개인명의 된 법인을 차렸지만 블록베리와 협의해 이달의 소녀 활동도 이어갔다. 이 때 개인 활동의 수익은 모두 츄가, 이달의 소녀 활동에 따른 수익, 비용, 배분만 소속사와 나눴다. 또한 정산 비율을 7 대 3에서 3 대 7로 변경 했다. 츄는 계약 위반 시 5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권, 이달의 소녀 활동 불참 권리도 가져갔다.
이에 관계의 주도권이 블록베리가 아닌 츄에게 넘어가게 됐다. 실제 츄는 지난 5월 이달의 소녀 '플립댓' 뮤직비디오 촬영이 지연되자, 불만을 터뜨리고 결국 군무신을 날렸다. 또한 블록베리 측에 손해배상금 5000만 원을 청구하기도 했다.
츄가 이달의 소녀 인기를 견인한 일등공신이라는 걸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독단적인 행동으로 나머지 멤버들과 함께 일군 이달의 소녀 전체를 쥐고 흔들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실제로 츄는 이달의 소녀 완전체 활동을 손에 쥐고 블록베리에게 협박성 말들을 건넸다. 그 동안 멤버들과 이달의 소녀, 팬들이 소중하다고 표현해왔던 츄의 지금까지의 말들을 의심하게 만드는 행동이다.
블록베리 역시 투명하지 못한 정산 문제와 소통 부재로 갈등의 원인을 야기한 것도 모자라, 이 상황 속에 컴백을 결정했다 결국 번복했다. 블록베리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이달의 소녀 모두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가 알고 계시는 바대로 불행한 결론에 이르고 말았다"라고 말했지만, 이는 정말 이달의 소녀 모두를 지켜내기 위한 결정이었을까. 츄가 없어도 이달의 소녀가 굳건 걸 보여주고 싶었으나, 결국 회사의 밑천이 드러나자 한 발 물러난 모양새만 됐다.
이 문제 이후 불안해 하고 있을 이달의 소녀 멤버들의 관리나 보호도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블록베리도, 츄도 이달의 소녀가 흘린 땀과 눈물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 원하지 않는 상황은 이달의 소녀 멤버들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블록베리와 츄의 신경전에서, 자신들이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내 편'으로 만들기만 하면 되는 존재들로 된 듯 싶다.
희진, 현진, 하슬, 여진, 비비, 김립, 진솔, 최리, 이브, 고원, 올리비아 혜가 흘린 땀과 노력의 대가가 희생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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