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허공에 주먹 휘두르니 짜릿한 진동이'…가상세계 이끄는 이것

이승진 2022. 12.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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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경쟁사보다 한차원 앞선 가상현실(VR) 헤드셋 '메타 퀘스트2'를 선보였다.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넘어서며 가상현실 콘텐츠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되는 '메타 퀘스트2'를 직접 사용해보고 메타가 제시하는 메타버스 세상을 체험해 봤다.

메타퀘스트2가 전세계 1000만대 넘게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고 하지만, 2021년 기준 VR·AR 기기의 판매는 1120만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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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퀘스트2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경쟁사보다 한차원 앞선 가상현실(VR) 헤드셋 ‘메타 퀘스트2’를 선보였다.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넘어서며 가상현실 콘텐츠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되는 ‘메타 퀘스트2’를 직접 사용해보고 메타가 제시하는 메타버스 세상을 체험해 봤다.

복싱 게임을 하는 모습.
메타퀘스트2 홈 화면.

눈 앞에 펼쳐지는 신세계

메타퀘스트2의 구성품은 단출하다. 머리에 쓰는 VR기기 본체와 양손에 쥐고 사용하는 컨트롤러 2개가 전부다. 이외에 본체를 충전하는 데에 사용하는 USB-C 충전기와 안경 착용자를 위한 보조 틀이 있다.

헤드셋을 쓰면 가장 먼저 기기의 사용 범위를 정해야 한다. 시야가 차단된 상황에서 물건에 부딪혀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계를 벗어나면 가상세계 화면이 사라지고, 현실 세계의 모습이 나타난다. 마치 현실과 가상세계를 번갈아 오가는 느낌이다. 몰입감 높은 콘텐츠를 이용하다 이 경계를 넘어서게 되면 순간 어디가 현실 세계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사용범위를 정하고 나면 홈 화면이 나타난다. 사용자환경(UI)은 부드럽고 깔끔해 사용하면서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다. 홈 화면은 스마트폰 구성과 비슷하다.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영상을 감상하거나 게임을 다운 받아 활용하면 된다. 메타퀘스트2를 통해 복싱 게임, 360도 촬영이 된 유튜브 영상 등을 체험해 봤다.

복싱 게임에서 허공에 손을 뻗자 글러브를 끼고 있는 내 손이 눈앞에 나타났다. 복싱 경기를 알리는 공이 울리고, 상대방에게 손을 뻗었지만 주먹이 얼굴에 닿지 않았다. 손을 더 길게 뻗자, 상대 얼굴에 타격되는 진동이 손에 울려퍼졌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게임에서 상대방과의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현실과의 구분을 더 어렵게 한다. 주먹을 몇 번 내지르지 않았지만, 높은 몰입감에 몸은 금새 땀에 젖었다.

유튜브 영상 중에는 ‘360도 영상’이라고 올려져 있는 것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는 메타퀘스트와 같은 VR 기기를 통해서만 감상할 수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영상을 시청했다. 고개를 아래로 내리자 공중에 떠이는 발이 보였고, 좌우에는 낭떠러지가 펼쳐졌다. 이는 일반 영상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영상을 시청하며 특히 현장감을 느끼게 해준 것은 3D 시네마틱 사운드다. 귀에 별다른 이어폰을 꽂지 않아도 기기 자체에서 전달해주는 소리는 현장감을 높였다.

많은 발전 이뤘지만, 여전한 한계점

메타퀘스트2는 눈앞에 신세계를 펼쳐줬지만, 한계점도 명확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콘텐츠의 부족이다. VR전용 콘텐츠가 부족했으며, 그 가운데서도 질적으로 수준 높은 콘텐츠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기기 보급률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메타퀘스트2의 가격은 60만원에 육박한다. 지난 10월에 출시된 메타퀘스트 프로는 2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메타퀘스트2가 전세계 1000만대 넘게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고 하지만, 2021년 기준 VR·AR 기기의 판매는 1120만대에 불과하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처럼 우리 스스로가 캐릭터가 돼 마을과 시장을 형성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기기의 한계점도 있다. 503g의 무게로 절대적으로 무거운 무게는 아니지만, 격렬한 활동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얼굴에 맞대 착용을 하다 보니, 스포츠 게임 등을 하면 기기에 땀이 맺히는 불편함도 뒤따랐다.

하지만 기대가 더 크다. 현재 메타버스라고 지칭되는 여러 콘텐츠는 평면의 화면 속에서 우리가 마우스나 키보드로 캐릭터는 조작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메타퀘스트2를 통해 실제 내가 가상세계를 돌아다니는 체험은 앞으로 다가올 ‘진짜’ 메타버스 세상을 미리 엿볼 수 있게 해줬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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