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에 中 제로 코로나까지…'대혼돈' 에너지 시장 어디로
‘국제 정세와 지정학’.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올 한 해 세계 에너지 시장을 지배한 요소로 꼽은 두 가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그리고 11월 8일 치른 미국의 중간선거 등이 에너지 수급과 가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다.
FT는 “2022년 한 해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와 치솟는 연료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그간 기후변화에 맞서 싸워 왔던 각국의 노력이 후퇴하기도 했다”고 평했다. 유럽은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재개했고, “석유 의존 탈피(Transition away from oil)”를 약속하며 지난해 들어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월스트리트가 더 많은 셰일 시추를 위한 자금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상황이 됐다.
이 같은 대혼돈 속에 다가오는 2023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어떤 흐름일까. FT가 각국 정부의 개입주의와 석유 시장 혼란 등 5가지 테마를 통해 내년 에너지 시장을 전망했다.
①에너지 시장에 대한 정부 지배력 강화
2022년 세계 에너지 시장의 특징은 ‘정부의 개입주의’로 요약된다. 미국은 치솟는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 석유 비축분을 풀었고, 러시아는 유럽에 에너지 수출을 무기화했으며, 서방의 에너지 소비국들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로 맞섰다.
②석유 시장의 혼란
FT는 선진국들의 경기 침체와 중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세가 국제 유가를 계속 짓누를 것이라고 봤다. 우크라이나에서 평화의 시그널이 보이면 원유 선물은 급격한 매도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③청정에너지를 향한 험난한 여정
올 한 해는 풍력 터빈, 태양전지, 배터리 등 청정 에너지 시장에 큰 돈이 쏟아졌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통과돼 청정에너지용 예산 3690억 달러가 투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FT는 “녹색에너지로 가는 길에 대한 도전이 어느 때보다 분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엉터리 같은 규제 허용 때문에 청정에너지 구축에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탄소배출 목표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면서다.
④수익에 더욱 초점 맞추는 투자자들
FT는 “투자자들에게 이타주의가 실제로 있었다면 2023년에는 냉엄한 수익률에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고 했다. 올해 각국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추진은 벽에 부딪혔고,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지지도 크게 약화됐다. 최근 몇 년동안 급속히 관심을 끌었던 에너지그룹의 기후변화 해결책 역시 올해 힘을 잃었다는 게 FT의 진단이다.
다만 FT는 “2023년에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면 에너지 투자자들은 ESG 등의 방식으로 조금 더 숨통을 틀 것”이라고 했다.
⑤암울한 데이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것은 기후변화 이슈의 호재였다. 이에 따라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파리기후협정 목표가 달성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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