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서 출발한 산타, 한국 상공 도착…7분 머물다 떠났다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3시(현지시간 23일 오후 8시) 고향인 핀란드에서 출발한 산타클로스가 한국 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11시 20분경 한국 상공에 도착했다가 7분여간 머문 뒤 한국을 떠났다.
이날 산타 위치 추적 사이트(https://www.noradsanta.org)에 따르면 산타는 오후 11시 20분경 제주도를 지났고 이어 부산, 서울을 통과한 뒤 11시 26분경 평양을 떠나 27분경 중국 상공으로 진입했다.
사실 이것은 산타의 ‘가상’ 위치다. 산타 위치 추적 사이트는 미국과 캐나다가 합동 운영하는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운영하고 있다. 이 사령부는 북미 일대 항공기를 추적하고 잠재적인 공중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창설된 군사 조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에 산타 위치 추적(NORAD Tracks Santa)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이 이벤트는 1955년 미국 콜로라도주 시어즈 백화점이 성탄절을 앞두고 낸 신문 광고로부터 비롯돼 70년 가까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당시 백화점 측은 “산타와 통화해 선물 소원을 빌라”는 내용의 광고와 함께 전화번호를 공개했는데, 실수로 NORAD의 전신인 대륙대공방위사령부의 번호가 광고지에 표기됐다.
당시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령부 당직 근무를 서던 미 공군 해리 슈프 대령은 아이들의 전화를 받고 산타의 위치를 확인해줬다. 이로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마다 산타의 위치를 알려주는 전통이 시작됐다. 매년 2000만 명이 넘는 방문자가 산타 위치 확인 사이트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산타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여행을 시작한 건 ‘실제 상황’이다. 위치만 가상이다. 헬싱긴 사노마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산타는 24일 오전 3시경(한국시간, 현지시간으로는 23일 오후 8시경) 산타 마을이 있는 핀란드 라피주(州) 로바니에미에서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여행을 시작했다.
현장에는 산타의 크리스마스 여정 출발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 수천 명이 모였다. 산타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담긴 커다란 보따리를 썰매에 실었다.
출발에 앞서 산타클로스는 “올해 수많은 사람에게 편지를 받았는데, 아이들과 어른들의 공통적인 소원은 세계가 진정되길 바란다는 것이고 내 소원도 마찬가지”라며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평화롭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타클로스가 받은 편지 중에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로부터 온 것도 많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가운데, 수도 키이우에서 피난해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6세 소년은 “나와 여동생을 위해 평화와 장난감을 선물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캐나다는 산타가 여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산타와 루돌프의 영공 통과를 허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CTV 등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오마르 앨가브라 캐나다 교통부 장관은 성명에서 “산타와 그의 비행 승무원인 사슴들이 올해 캐나다 영공을 비행할 수 있도록 허가하게 돼 영광”이라며 “산타와 교신했을 때 그가 캐나다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확언했다. 동서를 망라하는 전국의 모든 캐나다인에 즐거운 성탄절과 축제의 기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산타 영공 통과 허가 역시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의 이벤트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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