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버린 못난 주인…항공사 직원이 보살펴 새보금자리

지난 8월 美 샌프란시스코 공항
중국서 입국한 여행객이 유기
안락사 위기에 4개월 간 보살펴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미국의 한 공항에 유기된 강아지가 새 보금자리를 찾게 됐다. 항공사 직원들의 보살핌 속에 공항 생활을 한 지 넉 달만이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저먼셰퍼드 잡종견인 폴라리스는 지난 8월부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지내왔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자료=아시아경제DB

당시 중국에서 폴라리스와 함께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항공기를 탄 여행객이 공항에 도착한 후 뉴욕으로 홀로 떠나버린 탓이다.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중국을 포함한 약 50개국을 광견병 고위험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 온 강아지들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입국이 금지된다. CDC 규정에 부합하는 서류가 없었던 이 여행객은 강아지 반입이 어려워지자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리스는 유나이티드 항공 고객센터에서 맡게 됐다. 당시 CDC는 강아지를 중국으로 돌려보내거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당국에 넘기라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항공사가 이를 거절했다. 모든 선택지의 결론이 안락사였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고객서비스 책임자인 빈센트 파사피움은 "처음 제시된 선택지들은 정말 암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었던 항공사 직원들은 제3의 길을 택했다. 우선 강아지 이름을 자사의 비즈니스석 명칭인 '폴라리스'라고 짓고, 24시간 보살폈다. 또 본사 대관업무팀을 통해 강아지 구명 활동에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마침내 4개월간의 격리 후 폴라리스의 입국이 가능하다는 결정을 끌어낼 수 있었다. 직원들은 폴라리스가 로스앤젤레스의 격리시설로 이동할 때 비행기 일등석에 태웠고, 격리가 끝나고선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동물복지 기관을 통해 새 주인을 공개 모집하기도 했다.

폴라리스를 입양할 가정은 지난주에 확정됐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파일럿 윌리엄 데일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데일은 "다른 직원들이 했던 것의 절반만큼이라도 그를 잘 보살필 수 있길 바란다"고 WP에 전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