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0분 요약의 명암①] 배우 연기? 음악?…다 무시하고 ‘스토리’만 챙긴다

류지윤 2022. 12. 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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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과잉 공급되자, 사람들은 가성비 있는 소비를 추구한다.

이나다 도요시 저자의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는 사람들'에서는 이 같은 태도를 두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슈가 된 작품을 정보 수집 모드로 다가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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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지 못한 정보나 해석까지 취할 수 있어 활용"

콘텐츠가 과잉 공급되자, 사람들은 가성비 있는 소비를 추구한다.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봐야 할 것도 확인할 것도 너무나 많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 속을 파고들면서 '가성비' 콘텐츠들이 성장했다.


그 중 가장 급성장한 콘텐츠가 단연 영화 리뷰 유튜브 채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 리뷰를 두고 패스트 무비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영화 유튜브 채널은 2시간짜리 영화를 10~20분 내외로 줄거리를 요약해 소개한다. 요즘엔 결말을 포함한 영상까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정리된 요약 영상 하나로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또 극장의 티켓값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세 번이나 인상된 탓에 영화 한 편을 관람하더라도 작품 선정에 신중해졌다. 2시간의 시간과 티켓값 15000원 투자를 실패하고 싶지 않으니 영화 리뷰 영상에서 정보를 얻어 가려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영화 리뷰 영상을 즐겨보는 20대 A씨는 "영화 리뷰 유튜버들은 줄거리 소개뿐만 아니라 자기들의 감상까지 들려준다. 내가 알지 못했던 정보나 해석까지 같이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사실 10분이 넘어가는 영화 리뷰 영상은 1.25 배속으로 본다. 요즘에는 2시간이 넘어가는 영화를 보러 갈 때는 나름의 결심이 필요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리뷰 채널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으나, 극장 관객 수 성적은 처참한 영화들이 존재한다. 10분짜리 영상을 통해 기본적인 내용을 다 인지한 후 극장에 가서 2시간 동안 영화를 다시 관람하는 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예로 올해 7월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 1부는 라이너의 컬쳐 쇼크, 기묘한 케이지,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고몽, 드림텔러, 지무비 채널에서 약 58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반면 극장 최종 관객 수는 153만 명이었다. 이외에도 다른 채널에서 올린 리뷰 영상까지 더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팬데믹 이후 가장 흥행한 '범죄도시2'는 오영이 무비, 라이너의 컬쳐쇼크, 씨네마 빠라디소, 삐맨, 김무경, 기묘한 케이지 채널에서 약 1573만 회가 재생됐으며 극장 관객 수는 1259만 명을 기록했다.


A씨는 "영화를 보러 갈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서 리뷰 채널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영화를 보러 극장까지 굳이 가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는 스토리와 결말 외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의 감정 변화, 연출의 리듬과 분위기, 미술, 음악, 소품, 감독의 은유나 의도 등은 크게 신경 쓰지 않기에 가능한 시청 형태다. 이나다 도요시 저자의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는 사람들'에서는 이 같은 태도를 두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슈가 된 작품을 정보 수집 모드로 다가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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