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유예 ‘안도’...대주주 기준 유지엔 ‘불만’
여야는 금투세 시행을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일부 대주주를 제외한 주식 투자자들은 이 기간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모든 주식 투자자가 내야하는 증권거래세율은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현재 0.23%에서 2023년 0.2%를 거쳐 최종 0.15%까지 내리는 방식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수익 중 연간 5000만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를 과세하는 것을 말한다. 3억원 초과분은 25%(지방세 포함 27.5%)가 매겨진다. 지금까지는 10억원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등 대주주 요건에 포함된 투자자에게만 양도차익에 과세했지만, 2023년 1월부터 모든 투자자에게 이를 과세하기로 했는데 2년간 시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대주주 기준은 현행 기준대로 종목당 10억원을 유지한다. 당초 정부·여당은 금투세 시행을 2년 유예하면서 이 기간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시장에서는 금투세 유예 소식을 반기면서도 대주주 기준이 바뀌지 않은 것을 두고 중소형 종목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을 중심으로 뒤늦게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려는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세법상 대주주로 정해지면 이듬해 발생한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세금(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을 내야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려 미리 보유 종목을 매도한 투자자들이 다수겠지만 최근 대주주 요건이 20억원에서 30억원 정도로 상향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당장 연말 코스닥시장에서는 ‘산타랠리’는 커녕 수급 불안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주주 매도 물량이 시장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일부 중소형 종목에서 수급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라고 봤다.
[배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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