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앤디 워홀도 신었다...4대째 내려오는 명품 가죽의 비밀

윤경희 2022. 12. 2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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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 올해 연말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코로나 19로 잃어버렸던 연말의 즐거움과 따뜻함을 되찾아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요즘.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주목해야 할 하이엔드&럭셔리 제품들을 모아 7회에 걸쳐 소개하는 '홀리데이 럭셔리 투어'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홀리데이 럭셔리 투어④
벨루티 아이코닉 홀리데이

벨루티 알레산드로 옥스포드 슈즈. 사진 벨루티


점점 민감해지고 유행 주기가 빨라지는 남성패션 시장에서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의 포지셔닝은 일반 패션 브랜드와 차이가 있다. 높은 가격대만큼 희소성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소재를 사용해 높은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 품질이 좋은 만큼 시간이 지나도 물리지 않고 오래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좋은 품질, 특히 좋은 가죽의 남성패션을 찾을 때 가장 먼저 손꼽히는 브랜드는 단연 '벨루티'다. 벨루티는 1895년 프랑스 파리에서 슈메이커로 시작해 지금은 토탈 남성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브랜드다. 127년간 창립자 알레산드로 벨루티를 포함해 4대에 걸쳐 한 가문이 브랜드를 전개하는, 보기 힘든 역사를 가진 패션 브랜드이기도 하다. 특히 가죽 제품에 있어서는 '좋은 가죽' '장인의 가죽 제품'을 대표한다. 국내에선 지난해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구글 본사를 방문할 당시 벨루티의 스니커즈를 착용한 모습이 알려지며 관심을 받았다.

벨루티는 이번 홀리데이 필름에서 경쾌하게 가죽 브리프케이스를 등에 메고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남성의 모습을 그렸다. 사진 벨루티


2022년은 유독 벨루티의 변화가 눈에 띄는 한 해였다. 한층 젊고 활력적인 모습으로 남성 패션을 제안하고 있는데, 최근엔 연말을 맞아 '아이코닉 홀리데이'란 컨셉을 녹여낸 홀리데이 필름 영상도 선보였다. 영상에선 파티나 기법으로 컬러를 염색한 베네치아 가죽으로 만든 구두나 가방, 재킷을 입은 남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말 모임을 갖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자전거·오토바이·스포츠카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통해 모임 장소에 오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자유로우면서도 멋스러운 도시 남성의 패션을 제안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브랜드의 제품들을 살펴봤다.

창립자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구두

벨루티 알레산드로 옥스포드 슈즈. 사진 벨루티

브랜드의 역사,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알레산드로' 구두는 설립자 알레산드로 벨루티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가 처음 선보였던 한장의 가죽만을 사용해 만든 3개의 끈 구멍을 낸 깔끔한 디자인의 옥스퍼드 슈즈다. 절개 없이 만들어 박음질이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이런 방식으로 구두를 만들려면 가죽 어디에도 흠집이 없는 최상품 가죽을 원재료로 사용해야 한다. 구두에서 느껴지는 깊은 색감은 벨루티가 가진 독보적인 가죽 염색 기법인 파티나에서 나왔다.

비즈니스맨의 하루를 책임지겠다는 가방

가죽 전체에 고대 문서에서 영감을 받은 스크리토 문양이 새겨진 벨루티 원 주르 브리프케이스. 사진 벨루티

가죽 구두를 주력 제품으로 했던 벨루티는 2005년 처음으로 구두 이외의 가죽 제품으로 브리프 케이스 '원 주르 브리프 케이스'다. 구두 제작 기술과 가죽 손질 노하우를 고스란히 살렸는데, 이름이 곧 용도를 나타내는 ‘주르(Jour)' 라인의 시작이 됐다. 이 가방을 시작으로 주르 시리즈는 주말이나 짧은 기간의 여행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경우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가방으로 채워졌다.

앤디 워홀을 위한 구두 '앤디'

1962년 벨루티가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을 위해 만든 남성용 로퍼 '앤디'.

오랜 운영 기간만큼이나 벨루티는 역사 속 인물들과의 인연이 깊다. 특히 예술가들은 벨루티의 독창성과 높은 품질에 매료됐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었다. 벨루티를 좋아한 앤디 워홀을 위해 1962년에는 아예 그를 위한 로퍼를 만들었는데, 이 구두가 지금까지 브랜드의 대표 구두 중 하나로 꼽히는 '앤디'다. 정통 옥스퍼드 구두의 틀에서 벗어나 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게 만든 창의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이다. 이후 앤디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구두로 자리 잡으며 지금까지 다양한 디자인과 라스트(신발골)로 재해석되고 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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