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의 연애상 '박서함♥박재찬'→내일 봬요 누나상 '환승연애2' [엑's 초이스②]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끝을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에서는 연말의 아쉬움을 달래고, 다가오는 2023년을 맞이하며 가요·방송(지상파, 케이블·종편)·영화 부문을 나눈 자체 시상식을 열어봤다. 올 한 해 각 분야에서 잊지 못할 활약을 펼친 이들과 순간들을 다시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우리는 더 이상 드라마와 예능이 방송국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에 살고 있다. 웨이브, 티빙, 넷플릭스 등 국내외 OTT(Over The Top) 플랫폼이 자리 잡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작품들이 쏟아졌다. 

지난해 'D.P.', '오징어 게임', '지옥' 등으로 두각을 드러낸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시장 진출 이래로 가장 많은 11개의 작품을 선보였지만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수리남'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화제작이 없었다.

토종 OTT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티빙은 상반기 '서울체크인', '결혼과 이혼 사이', 하반기 '환승연애2'로 화제성을 독식했다.

드라마는 '유미의 세포들2', '괴이', '몸값', '술꾼여자도시들2' 등이 주목을 받았지만 민머리로 파격 변신한 이서진의 '내과 박원장', 연상호 원작으로 주목받은 '돼지의 왕', 이준익 감독의 첫 OTT 도전작 '욘더' 등 야심 차게 선보인 작품들이 흥행에 처참히 실패하며 반쪽짜리 성공으로 남았다. 

웨이브는 지상파와 협업하는 구조적 특성상 드라마보다 예능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집중했다. 최근 몇 년 새 연애 리얼리티가 예능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기존 채널에서 선보이기 어려운 '메리 퀴어', '남의 연애',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등 과감한 콘셉트의 연애 예능을 론칭하며 마니아 시청층을 형성했다. 

왓챠 '시멘틱 에러', 애플TV '파친코', 쿠팡플레이 '안나', 시즌 '신병' 등 각 OTT의 대표작들도 큰 사랑을 받았다. 

한편 올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입한 디즈니플러스는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사운드트랙#1', '키스 식스센스' 등을 선보이며 물량 공세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7일 공개된 '커넥트'와 오는 21일 첫 공개를 앞둔 '카지노'를 포함하면 올해만 9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2022년 OTT 부문에서 활약한 작품들과 주인공들을 떠올리며 [엑's 초이스]를 선정했다. 

▲ 男의 연애상 : 왓챠 '시멘틱 에러' 박서함·박재찬 

인기 BL 웹소설이 원작인 '시멘틱 에러'는 극과 극 청춘인 컴공과 아싸 추상우와 안하무인 디자인과 인싸 장재영의 캠퍼스 로맨스를 그린 8부작 드라마다. 첫 공개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흥행했다. 

'시멘틱 에러'는 음지의 문화,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동성애 장르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OTT의 다양성 설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193cm와 177cm의 키 차이가 이렇게 설렐 수 있다니. 그룹 크나큰 출신의 배우 박서함, DKZ 박재찬은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 명불허전상 : 티빙 '서울체크인' 

역시 이효리, 역시 김태호 PD다. '서울체크인'은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의 수장 김태호 PD가 MBC 퇴사 후 만든 첫 프로그램으로 '제주도에 사는 이효리가 서울에서는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날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서울체크인'은 1월 첫 공개된 파일럿이 많은 화제를 부른 뒤 각각 4월과 6월 두 번의 파트로 나눠 11부작으로 공개됐다. 김완선, 엄정화, 보아, 화사, 비, 박나래, 홍현희, 은지원, 이찬혁, 구교환, 이옥섭, 이정은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출연했다. 

이효리의 스타성과 김태호 PD의 기획력이 만나니 명불허전이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서울체크인'은 올 상반기 티빙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로 꼽혔다. 두 사람의 '체크인' 시리즈는 이효리가 해외로 입양 보낸 개들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 '캐나다 체크인'으로 확장됐다. 

▲ 인생작상 : 쿠팡플레이 '안나' 수지 

그야말로 수지의 재발견이다.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해 '건축학개론(2012)'으로 첫사랑의 아이콘이 된지 정확히 10년 만에 단독 주연작인 '안나'로 인생작을 새로 썼다. 그간 얼굴도 예쁜데 연기도 곧잘 하는 정도의 평가였다면 '안나'로 진짜 배우가 됐다는 호평을 얻었다. 

수지는 처음의 작은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되돌아오는 주인공 유미 역에 분했다. 삶이 고단한 10대 후반 유미부터 화려한 삶을 즐기는 30대 후반의 안나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다.

수지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작을 만났다'는 말들이 너무 꿈같고 행복하다. '이렇게 좋은 반응이 나와도 되나' 과분한 마음이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 '이게 진짜 군대다'상 : 시즌 '신병' 

'신병'은 사단장 아버지를 둔 군수저 신병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스튜디오 장삐쭈의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푸른거탑' 제작진의 군대 이야기라서 일까. 'D.P.'가 한 편의 잘 짜인 영화를 보는 듯했다면 '신병'은 친구, 동생의 내무반을 훔쳐보는 듯 리얼했다. 김민호, 전승훈, 이충구, 남태우, 김현규, 이정현, 장성범 등 현실 군대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배우들의 외모와 미친 연기력도 한몫했다. 

한편 시즌은 지난 1일부로 티빙과 합병됐고, '신병' 역시 티빙을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시즌2의 제작이 확정된 만큼 OTT 접근성까지 좋아진 더 나은 시즌2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 '내일 봬요 누나'상 : 티빙 '환승연애2' 

하반기 최고의 유행어는 '내일 봬요 누나'가 아니었을까. '환승연애2'는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며 사랑을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로 정규민, 성해은, 남희두, 이나연, 박원빈, 김지수, 김태희, 이지연, 정현규, 박나언 등이 출연했다.  

방송 초반 최이현, 선민기가 규칙 위반과 자진 퇴소로 떠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성해은의 눈물과 정현규의 저돌적인 대시, 그리고 이나연, 남희두의 재결합 서사가 빛을 발하며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누적 유료가입 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에 합류한 정현규가 처음 만난 성해은에게 던진 이 말은 폭발적인 화제성을 불러 모으며 올해 최고의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사진 = 왓챠, 티빙, 쿠팡플레이,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