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줄어든 국토부, 내년 공공임대 17.5조 투입…주택 융자 10.4조 공급
[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내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으로 55조7514억원이 확정됐다. 당초 정부안 55조8885억원보다 총 1371억원이 줄었다. 정부 예산(22조5194억원)은 1181억원이, 기금(33조3085억원)은 190억원이 각각 감액됐다.
국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도 소관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이 24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력한 지출 재구조화 방침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은 2022년 대비 4조3167억원 줄어들었다.
주거 부문 예산 총 35.8조…공공임대 예산 17조5000억원 편성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년도 예산 중 주거 부문은 35조8096억원으로 올해 37조4513억원 대비 1조6417억원 줄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무주택 서민·취약계층의 안정적 주거 보장을 위한 공공임대에 배정됐다. 공공임대 예산은 17조5000억원으로 정부안인 16조9000억원보다 6630억원이 증액됐다.
정부는 내년 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으로 ▲건설형(4조7000억원·3만5000가구) ▲매입형(6조1000억원·3만5000가구) ▲전세형(4조3000억원·3만7000가구) 등을 계획했다.
이외에 정부는 청년과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기 위해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분양주택 융자 1조3955억원의 공공분양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7만6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고금리 시대에 주택구입자금과 전세자금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시중 대비 평균 3.5%포인트(p)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한다. 주택구입·전세자금(융자) 예산은 10조3800억원으로 약 10만5000가구가 대상이다. 이차보전지원(주택계정) 예산은 7656억원으로 약 10만3000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저소득층의 주거비용 지원을 위한 주거급여는 3827억원 확대해 총 135만6000가구에 2조5564억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기준중위 소득의 46%에서 47%까지 확대하고, 지급 상한액인 기준임대료도 주택 임차료 상승률 등을 고려해 평균 16만1000원에서 17만9000원으로 인상한다.
쪽방·반지하 등 재해취약거처와 관련해서는 거주민들이 재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1만5000가구에 보증금 무이자 대출(2550억원)과 이사비(30억원)를 지원하는 예산을 신규 편성했다. 전세사기 피해에 취약한 청년 가구 보호를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시 보증료를 지원하기 위한 61억원을, 거처가 없어진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1% 수준의 저리 대출을 지원하기 위한 1660억원도 신규 편성했다.
GTX 사업비 등 총 6730억원 투입…교통약자 지원 늘어
교통 부문에도 큰 규모의 예산이 편성됐다. 먼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 사업비 및 신규 노선 기획 예산 6730억원을 편성했다. ▲A노선 5059억원 ▲B노선 384억원 ▲C노선 1276억원 ▲신규 노선 기획 11억원 등이다. 2024년 상반기부터 순차 개통 예정인 A노선의 투자는 451억원 대폭 확대한다.
수도권 외에도 대도시권 중심 이동 수요 확대를 적극 지원하기 위한 권역별 광역·도시철도 및 광역·혼잡도로에도 투자를 늘린다. 권역별 광역·도시철도 부문은 대전도시철도2호선 203억원 등을 책정했다. 광역·혼잡도로는 조야-동명광역도로 200억원, 달서구상화로혼잡도로 241억원, 농소-강동혼잡도로 150억원, 광주북부순환도로 31억원 등이다.
저상버스·특별교통수단·휠체어 탑승가능버스 등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사업 지원을 2022년 대비 2배 이상 늘려 2246억원으로 확정했다. 저상버스 4300대 도입으로 위해 1895억원을 지원한다. 휠체어 이용자 등이 24시간 이동할 수 있도록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운영비 238억원도 최초로 지원한다.
대중교통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플러스'도 도입한다. 알뜰마일리지 혜택 인원은 50만명에서 64만명으로 확대하고, 이 중 저소득층과 청년층에는 추가 마일리지를 지원해 부담을 더욱 낮춰준다. 국회 심의에서 추가 반영된 27억원은 월별 이용 횟수 한도를 44회에서 60회까지 늘리는 데에 활용할 계획으로, 시행시기는 검토 중이다.
또 전주 기린대로 신규 노선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 광역 BRT 5개 노선 구축(276억원)을 추진하고, 주요 교통 결절점 8개소에 환승센터(132억원)를 추진한다.
출퇴근 길 안전 강화를 위해 광역버스 준공영제 사업 등에 203억원 증액된 581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2층 전기버스 투입 확대를 위해 53억원이 국회 심의에서 증액돼 22대를 추가 투입, 총 40대의 2층 전기버스가 운행될 계획이다.
국토교통 분야 안전 예산은 2022년 5조원에서 2023년 5조1000억원으로 증액 확정됐다. 교통사고 피해 국민의 생활 보호를 위한 경제·정서적 지원을 지속 추진(226억원)하고, 저소득 유자녀를 위한 국가의 장학금 지원단가를 분기당 평균 30만원에서 35만원으로 인상한다.
SOC 예산 10.2조…올해 比 11% 감소
SOC 예산은 올해 보다 약 11% 줄어든 10조4179억원이 확정됐다. 도로 분야에서는 주요 간선망 구축을 위해 세종~청주고속도로(1003억원), 부산신항~김해고속도로(784억원) 등 고속도로 사업 4건이 신규 반영됐다. 국도·국지도 5차 계획을 반영한 신규 도로 건설을 위해 일반국도 건설지원(1222억원) 및 국지도 건설지원(294억원)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철도 분야에서는 2023년 신규로 수색~광명고속철도, 새만금신항인입철도 등을 반영했다. 남부내륙철도, 강릉~제진철도, 장항선개량 2단계 등 지역별 주요 연결 노선의 투자도 확대했다.
신공항 건설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2022년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선정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기본조사·설계비를 신규 반영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다. 일부 사업추진에 애로가 있던 새만금신공항, 흑산도소형공항, 제주제2공항 사업은 애로 해소 즉시 집행이 가능한 적정 예산을 반영했다.
모빌리티 산업 1조5105억원 편성해 기반 조성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예산으로는 1조5105억원을 편성했다.
자율주행 기반 구축을 위한 고정밀 도로지도 제작(160억원) 및 도로대장 디지털화(20억원)도 함께 추진한다. 도심항공교통(UAM)의 2025년 상용화를 실현하기 위해 2023년부터 도심지에 실증장비 시스템 구축(88억원)을 추진하고, R&D 2건(157억원) 등 기술개발도 지원한다.
'교통'에서 '모빌리티'로 패러다임 전환의 정책 기반을 마련하는 종합지원체계 구축과 모빌리티 특화도시 구현을 담은 신규 사업(모빌리티활성화지원)도 30억원 반영됐다.
기존 교통수단의 평면적 연결을 넘어 자율주행차, PM, UAM 등 새로운 모빌리티 형태를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미래형 환승센터(MaaS Station)를 추진하기 위한 10억원의 예산도 편성됐다.
디지털 국토를 현실감 있게 구축해 창의적인 국토공간 활용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디지털 트윈 조기 완성을 위한 고축척 디지털 지도 제작(1:1000) 투자에는 366억원을 확정했다.
신규 산업단지에 에너지자립, 스마트인프라 등 스마트그린 기술을 적용한 기후변화 대응 산업단지 조성 국가시범사업(5억원)도 새롭게 추진한다. 국토교통 분야 미래혁신 기술의 획기적 진보와 국민안전 확보를 지원하는 95개 R&D 사업(5571억원)도 추진한다.
김흥진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2023년에도 국토부는 예산의 차질 없는 적기 집행을 통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더하고 국민 일상의 최일선에서 주거와 민생, 안전을 확실히 지키면서 혁신적인 미래를 앞당기기 위해 민간의 창의적 역량을 끌어내는 기술적·제도적 기반 구축에도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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