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캡틴 손흥민, PL 득점왕 이어 KFA 올해의 선수상까지

김승훈 2022. 12. 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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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남자부 손흥민에 여자부 지소연... 벤투 전 감독은 남자 지도자상 수상

[김승훈 기자]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대회에서 두 번째 원정 16강 기적을 이루며 한 해를 마무리한 대한민국 축구 올해의 선수와 지도자 수상자가 발표됐다. KFA에서는 매년 한 해 동안 대표팀과 소속팀 등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대한민국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그리고 지도자를 선정하여 수상한다.

수상자는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발전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 19명과 KFA에 출입하는 언론사 축구 팀장들의 투표 등으로 선정됐다. 특히 올해 남자 대표팀 역사상 세 번째로 월드컵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던 만큼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KFA에서는 올해의 선수상, 지도자상 그리고 심판상 등에 대한 수상자를 23일 발표했고, 같은 날 저녁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아쉽게 일부 수상자는 월드컵이 끝난 뒤 재개될 해외 리그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출국했다.

최고의 한 해 보낸 손흥민, 통산 7번째 수상
 
▲ 올해의 선수상 받은 손흥민 손흥민(토트넘)이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영상으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남자부 올해의 선수상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돌아갔다. 손흥민은 2013년에 이 상을 처음 받았고, 올해가 통산 7번째 수상이다. 특히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손흥민은 소속 팀에서의 활약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대표팀 동료들에게 모범을 보여 이 상을 4년 연속 수상하고 있다.

2022년은 그야말로 손흥민의 해였다. 소속 팀에서의 활약으로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은 역사 상 처음 있는 일로써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가 손흥민의 눈을 주목하기도 했다.

소속 팀에서의 활약도 빛났지만, 손흥민은 올해 국가대표 주장으로서의 활약이 더 돋보인 해였다. 월드컵 최종 예선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A매치 통산 100경기를 넘겨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손흥민은 통산 100번째 경기였던 칠레와의 친선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센추리 클럽 가입을 자축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국가대표로 소집될 때마다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했다. 공격 포인트를 직접 기록하진 않더라도 경기 내내 인상적인 플레이를 통하여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는 직접 골을 기록하진 못했으나 포르투갈과의 조별 리그 3차전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견인하는 결정적인 도움을 기록했다. 단독 드리블로 포르투갈의 수비수들을 한꺼번에 자신의 주변으로 끌어들인 뒤 황희찬에게 패스하는 장면은 올해 최고의 활약상이라 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핵심 수비수였던 김민재(나폴리)도 선수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K리그 득점왕 및 FA컵 MVP 그리고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가나를 상대로 멀티 골을 기록했던 조규성(전북 현대)도 올해 처음으로 선수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손흥민의 182점을 넘지 못했다. 김민재는 협회 기술 전문가들로부터는 손흥민보다 더 많은 표를 받았지만 기자들의 투표에서 밀리며 148점을 기록, 2년 연속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조규성도 올해 K리그에서의 활약과 대한민국 대표팀 최초로 월드컵 단일 경기 멀티 골을 기록한 활약에 힘입어 118점으로 3위에 올랐다.

지소연 2년 연속 여자 선수상 수상, 통산 7번째
 
▲ 인터뷰하는 지소연 지소연(수원FC)이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여자부 올해의 선수는 각급의 여자 대표팀 코칭 스태프와 대한축구협회 여자 전임 지도자 그리고 WK리그 8구단 감독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여자부에서는 지소연(수원 FC)이 2년 연속 수상했는데, 지소연 역시 통산 7번째 올해의 선수상 수상이다.

지소연은 잉글랜드 여자부 리그에서 소속 팀 첼시의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WK리그 수원 FC로 이적한 뒤 국내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인도에서 열렸던 AFC 여자 아시안 컵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의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끌었다.

지소연은 여자부 투표에서 22점으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득표했던 선수로는 최유리(인천 현대제철)가 15점, 이민아(인천 현대제철)가 14점을 기록하며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올해의 영 플레이어 상도 남자부와 여자부에서 각각 1명 씩 선정됐다. 남자부에서는 양현준(강원 FC)이 수상했으며, 여자부에서는 천가람(울산과학대학교)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양현준은 올해 K리그에 이어 KFA 올해의 선수에서도 영 플레이어 상에 선정됐다.

올해의 지도자 상 남자부 벤투, 여자부 김은숙 선정
 
▲ 올해의 지도자상 받은 벤투 감독 파울루 벤투 전 남자 국가대표 감독이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고 영상으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올해의 남자부 지도자 상은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의 감독이었던 파울루 벤투였다. 2018년 겨울부터 4년 동안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벤투 전 감독은 2019 AFC 아시안 컵 대회부터 본격적으로 출전했으며, 이후 2022 FIFA 월드컵 본선까지 팀을 이끌었다.

벤투 전 감독은 사실상 팀을 맡자마자 출전하게 된 아시안 컵에서는 준준결승에서 카타르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우승에 대한 도전을 아쉽게 멈췄다. 그러나 이후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을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맞춰 천천히 팀의 전력을 갖춰 갔다.

대표팀의 조직력이 점점 갖춰지는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했다. 이후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는 이란에게 승리하는 등 10경기 8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가나에게 1점 차로 패하며 조별 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심지어 벤투 전 감독은 심판에게 항의하던 선수들을 변호하다 자신이 퇴장 당하기도 했다.

퇴장 징계로 인하여 벤투 전 감독은 조국 포르투갈과의 조별 리그 3차전 경기에서는 직접 경기를 지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석코치의 지휘 대행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대표팀은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면서 벤투 전 감독이 지도했던 전술에 대한 성과를 냈다.

여자부 지도자 상에는 인천 현대제철의 김은숙 감독이 선정됐다. 김은숙 감독이 맡고 있는 인천 현대제철은 이번 시즌 우승을 통해 WK리그 10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달성했다. 남자 심판상에는 정동식 주심과 박상준 부심, 여자 심판상에는 박세진 주심, 강혜란 부심이 선정됐다.

여자 아시안컵 준우승부터 남자 월드컵 16강까지... 한 해 마무리

올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AFC 여자 아시안 컵 준우승,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 컵) 남자부 준우승과 여자부 3위를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FIFA 남자 월드컵 16위의 성적을 내면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 2018년 벤투 전 감독이 부임했을 때 57위였던 대한민국의 남자부 FIFA 랭킹은 월드컵이 끝난 시점 25위까지 무려 32계단이 올랐다.

아쉽게 시상식에는 시즌 일정 등으로 인해 모든 수상자들이 참석하진 못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이 끝난 뒤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재개되는 만큼 시즌 준비를 위해 런던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대신 손흥민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표팀을 향한 응원과 격려에 감사하며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관계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소연 역시 남자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고, 내년 여자 월드컵을 앞둔 여자 대표팀에게도 동기 부여가 되었음을 밝혔다. 이어 WK리그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직접 뛰면서 느꼈으며 최근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관심이 높아진 여자축구에 대한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음을 밝혔다.

남자부 영 플레이어 상을 수상했던 양현준은 더 높은 꿈을 밝혔다. 양현준은 올해 K리그에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했다. 양현준은 월드컵 예비 선수로 동행했던 27번째 선수 오현규(수원 삼성)와 자주 통화했으며, 자신도 다음 번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음을 밝혔다.

여자부 영 플레이어 상을 수상한 천가람은 올해 U-20 여자 월드컵에도 출전했으며 이후 성인 여자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로 화천 KSPO의 지명을 받았으며, 수상 소감에서는 앞으로도 여자 축구에 많은 관심을 보여줄 것을 부탁했다.

남자 심판상을 수상했던 정동식 주심은 수상 소감을 발표하던 중 상에 지분이 있는 김민재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적막했던 장내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정동식 주심의 체격과 외모가 김민재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을 의식한 재치있는 소감이었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는 다시 2023년 시즌을 준비한다. 특히 2023년 여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FIFA 여자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기존 24팀에서 32팀으로 확대되는 첫 대회이며,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될 지소연은 호주에 최대한 오래 있겠다고 각오를 대신했다. 대한민국 축구가 월드컵을 통해 받았던 많은 관심을 2023년에도 꾸준히 지켜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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