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과 함께 몽블랑 산에 오른 몽블랑의 시계 [더 하이엔드]

윤경희 2022. 12. 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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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 올해 연말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코로나 19로 잃어버렸던 연말의 즐거움과 따뜻함을 되찾아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요즘.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주목해야 할 하이엔드&럭셔리 제품들을 모아 7회에 걸쳐 소개하는 '홀리데이 럭셔리 투어'를 진행합니다.〈편집자 주〉

홀리데이 럭셔리 투어③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제로 옥시젠 LE1786

올해 8월 산악인 사이먼 메스너가 착용하고 몽블랑 산을 등반한 시계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제로 옥시젠 LE1786. 사진 몽블랑

명품은 완벽한 품질과 함께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질 때 비로소 명품 반열에 오른다. 오랜 역사를 가진 럭셔리 & 하이엔드 브랜드를 접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혁신과 도전. 특히 시계의 경우 이 두 단어는 브랜드의 철학이자 지금까지 브랜드를 유지하게 하는 기술력의 배경이기도 하다.

프랑스 하이엔드 브랜드 '몽블랑'은 1906년 휴대가 간편한 필기도구를 개발해 처음으로 필기 문화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후 기술을 통해 혁신의 영역을 확장하며 장인정신과 디자인을 전개하고 있다. 독창성과 상상력은 브랜드의 원동력으로 장인정신을 통해 럭셔리 필기구, 시계, 레더 제품,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표현된다.

메스너와 함게 몽블랑 산을 등반한 시계

등반가 사이먼 메스너. 사진 몽블랑

이번엔 시계다. 도전 정신을 담아온 시계 중에서도 올해 몽블랑이 선보인 '1858 지오스피어 제로 옥시젠 LE1786'은 그 어떤 시계보다도 도전의 철학과 이야기가 많이 담겼다. 이 시계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전설의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와 그의 아들 사이먼 메스너를 먼저 알아야 한다. 메스너는 세계 최정상 봉우리 14개를 모두 등정한 최초의 인물이자 보조 산소 없이 단독으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최초의 등반가다. 보조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장비로 등반해 산악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70대 후반의 나이가 된 라인홀트 메스너는 이런 자신의 신념과 열정을 아들인 사이먼 메스너에게 넘겨줬다. 1990년생인 사이먼은 어린 나이부터 3명의 누나와 함께 아버지를 따라 등산을 했다. 그의 성장 과정에서 등반은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었고, 아버지처럼 보조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장비만을 사용해 산악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사이먼 메스너는 실제로 이 시계를 착용하고 몽블랑 산 등반에 성공했다. 사진 몽블랑


사이먼은 등반과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강조하기 위해 올해 8월 몽블랑 산을 다시 올랐다. 여기에 몽블랑은 그의 의지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특별히 내부 산소를 제거한 42mm 브론즈 케이스의 시계를 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1858 지오스피어 제로 옥시젠 LE1786이다.

내부 산소를 없애 기능을 높이다

1786개만 한정 생산된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제로 옥시젠 LE1786. 사진 몽블랑

이는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크로노그래프 제로 옥시젠 LE290'에 이어 내부 산소를 제거한 두 번째 모델. 산소를 제거하면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 장비를 작동시켜야 하는 탐험가들에게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 시계의 핵심 장치인 무브먼트 내에 산소가 없으면, 고도에 따라 급격하게 변화하는 온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김서림을 없앨 뿐 아니라 산화 작용도 방지한다. 산소가 없으면 모든 구성품이 더욱 오래 유지되고 시간이 흘러도 비교적 높은 정밀도를 낸다.

사이먼은 프랑스의 에귀 디 미디(L’Aiguilledu Midi)를 출발해 몽블랑 뒤 타퀼(Mont Blanc du Tacul)과 몽 모뒤(Mont Maudit)를 거쳐 몽블랑 산 정상에 올랐는데, 당시 이 시계를 착용했다. 그의 등반 경로는 이 시계의 케이스 백에 3D 레이저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새겨졌는데, 그 묘사가 몽블랑 산의 일몰 사진을 보는 것처럼 상당히 사실적이다.

시계 다이얼은 몽블랑 매뉴팩처가 새롭게 선보인 블루 글래시어 패턴으로 장식돼 있다. 몽블랑 디자이너들이 알프스를 여행하는 동안 몽블랑 산지의 빙하 호수에서 영감을 받아 고안해낸 패턴으로, 이들은 당시 수천 년간 얼어붙은 결정체가 서로 얽힌 것 같은 빙하의 질감에 매료됐다고 한다. 회사로 돌아온 디자이너들은 빙하 호수에서 받은 영감을 0.5mm 두께의 불과한 시계 다이얼에 녹여냈는데, 지금껏 시도한 적 없는 기법과 까다로운 적업이었다고 한다.

낮과 밤을 표시하는 지구본은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모델의 특징. 지구본을 통해 지구 전반에 걸친 시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사진 몽블랑


다이얼과 결합한 베젤은 기본 방위가 있는 양방향식 톱니바퀴형의 세라믹 소재로 만들었다. 다이얼엔 1858 지오스피어 모델의 특징인 낮·밤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회전하는 북반구와 남반구의 입체적인 지구본을 통이 큼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착용자는 이를 통해 지구 전반에 걸친 시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또한 3시 방향엔 날짜, 9시 방향엔 듀얼 타임 인디케이션을 배치하고, 발광 효과가 있는 시침·분침·인덱스·방위표시 등을 장착해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도 시간을 읽을 수 있다. 시계의 심장은 몽블랑의 'MB 29.25 오토매틱 무브먼트', 스트랩은 베이지색스티치가 들어간 블루 스푸마토 카프레더로 만들었다. 이 컬렉션은 또 다른 전설적인 산악인 자크 발마)가 몽블랑 산을 최초로 등반한 1786년 8월 8일을 기념하기 위해 1786개만 한정 제작됐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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