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불편한 편의점’ 100만부 입소문 근원지…“여기서 통하면 되는 콘텐츠”
밀리의 서재, 독자 반응 살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주목받아
김초엽, 김영하, 황보름, 이정명 작가의 밀리 오리지널 작품 2차 콘텐츠화 이어져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 누적 판매량이 100만부를 돌파하면서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가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해당 플랫폼이 밀리언셀러(100만부) 탄생을 이룬 입소문 근원지로 지목되면서다. ‘불편한 편의점 1, 2’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1, 2’와 ‘아몬드’의 뒤를 이어 2000년대 이후 세 번째 100만부 돌파작으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불편한 편의점’ 입소문이 시작된 건 지난해 6월 밀리의 서재에 서비스되면서부터다. 그해 4월 ‘불편한 편의점 1’ 출간 직후 2개월간 대중 호응이 미미하자 출판사 나무옆의자는 마케팅 일환으로 밀리의 서재에 책을 서비스했는데, 책이 단숨에 밀리의 서재 인기도서에 이름을 올리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현재 ‘불편한 편의점 1, 2’를 서재에 담은 밀리의 서재 독자 수는 40만명(중복 포함)에 달한다.
연말부터는 시중 서점에서도 반응이 확인됐다. 12월 교보문고를 시작으로 이듬해 1월 영풍문고, 2월에는 예스24와 알라딘에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지난 8월 ‘불편한 편의점 2’ 출간 이후에는 1, 2권 모두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서점과 매체가 선정하는 ‘올해의 책’에도 2년 연속 이름을 올렸고, 판권은 세계 8개국에 수출됐다. 내년에는 연극과 드라마로도 대중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사례를 통해 밀리의 서재는 정식 출간 전 독자 반응을 알아보는 테스트 베드(Test Bed)로 주목받고 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권수 제한 없이 책을 읽을 수 있고, ‘본전’ 생각으로 애써 책을 잡고 있지 않아도 되기에 솔직한 독서 활동에 따른 콘텐츠 결과 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객·주관적 혼합 평가도 출판사로서는 귀중한 정보다. 앱 내 한줄평 리뷰를 통해 주관적 평가가 매겨진다면, 밀리의 서재의 전자책 이용 패턴 통계는 객관적 정보를 제공한다. 어느 연령대가, 얼마나 읽었는지, 읽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어느 부분에 밑줄을 많이 쳤는지 등의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단순 판매량을 넘어, 독자 이용 패턴(열혈 활성 독자 100만명)을 담은 마케팅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밀리의 서재에서 주목받으면 시중 서점에서도 통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마케팅 포인트를 잡기 원하는 출판사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김태형 밀리의 서재 콘텐츠본부장은 “밀리의 서재가 출판사들의 중요한 홍보·마케팅·판매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출판사는 판매량 외에 마땅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으나, 전자책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를 통해 어느 연령대 독자가 얼마나 읽었는지 등의 정보를 얻고, 거기에 구독자 반응을 더해 마케팅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를 통한 많은 성공사례가 배출되고 있다. 밀리의 서재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돼 지금껏 18만부 이상 팔린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최근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출판사 ‘블룸스버리’에 판권이 팔려 내년 가을 영문 출간을 앞두고 있다. 밀리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된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 김영하 작가의 ‘작별인사’는 독자 호평에 힘입어 최근 영화화가 결정되기도 했다. ‘작별인사’의 경우 2020년 밀리의 서재에서 선출간 후 독자 반응을 반영해 이후 개작본을 출간한 바 있다. 밀리 오리지널 콘텐츠인 이정명 작가의 ‘부서진 여름’은 올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스릴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전자책의 좋은 반응이 종이책, 영상 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인데, 이와 관련해 김태형 본부장은 “현재 제휴 중인 1700여개 출판사 대다수가 밀리의 서재에서 가장 큰 전자책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드라마, 영화화 등 추가 결실을 맺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현재 밀리의 서재 자체적으로 오디오북, 챗북, 드라마 등을 진행 중이며, 내년 초에는 새로운 2차 콘텐츠 포맷도 선보일 예정이다. 제2, 제3의 ‘불편한 편의점’을 다양한 형식으로 탄생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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