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체감 '영하 50도'…원인은 '극소용돌이' 남하

체감기온 시카고 영하 53도, 테네시주 멤피스 영하 54도 등
현상 관련 원인은 과학계서도 일치된 의견 없어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미국에 체감온도 영하 50도 아래로 떨어지는 한파가 닥친 가운데 그 원인으로 '극소용돌이'가 지목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북극에서 내려온 차갑고 건조한 대기 때문에 전날 체감기온이 시카고 영하 53도, 테네시주 멤피스 영하 54도 등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한파가 미국에 몰려든 건 북극 주변을 맴도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인 '극소용돌이'가 남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북극 극소용돌이는 북극에 햇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 겨울철에 가장 강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한파가 닥친 미국 시카고 (사진=연합뉴스)

극소용돌이는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강한 편서풍인 제트기류에 갇혀 남하하지 못하고 북극 주변을 맴돌지만, 제트기류가 약해져 아래로 늘어지면 그 기류를 따라 경로를 이탈해 남하하면서 미국 등에 혹한이 불어 닥치게 한다.

이 같은 이상기후는 극소용돌이가 제자리로 돌아가서 안정을 찾을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몇 주 동안 계속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계에서도 일치된 의견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기후과학자 스티브 바브러스 박사는 2012년에 북극의 온난화가 극소용돌이의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제시했으나 "불행히도 여전히 상황은 모호하다"고 얘기했다.

북극 온난화로 인해 제트기류가 약해졌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존재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렉싱턴의 대기환경연구소에서 기후과학을 연구하는 유다 코언 박사는 지난해 텍사스에 닥친 한파를 북극 온난화와 연결해 그 논문을 올해 발표한 바 있다. 이와 달리 북극 온난화와 제트기류 사이에는 상관관계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과학자들도 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