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들도 등 돌린 탈레반 '여대생 교육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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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학생 대학 교육 금지 조치에 대해 같은 이슬람 국가들조차 반기를 들고 나섰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국민의 대다수가 무슬림인 튀르키예(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학생 대학 교육 금지 조치에 대해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탈레반의 여학생 대학 교육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확실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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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여성 주도한 시위 벌어져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학생 대학 교육 금지 조치에 대해 같은 이슬람 국가들조차 반기를 들고 나섰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국민의 대다수가 무슬림인 튀르키예(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학생 대학 교육 금지 조치에 대해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여대생 교육 금지는 이슬람적이지도, 인간적이지도 않다"며 탈레반에게 여대생 교육 금지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예멘 외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여성의 교육이 아프가니스탄에 어떤 해를 끼치느냐"고 물었다. 이어 "우리 종교 이슬람은 교육에 반하지 않으며 오히려 교육과 과학을 장려한다"고 덧붙였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있으면서 과거 엄격한 보수주의 입장을 견지했던 사우디 또한 탈레반에게 입장을 바꿀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는 2018년 6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 나라다. 이외에도 사우디는 최근까지 여성의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을 뒀었다.
하지만 탈레반의 여학생 대학 교육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확실히 밝혔다. 사우디 외무부는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간 여성들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은 매우 놀랍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탈레반의 결정은 모든 이슬람 국가를 놀라게 했다"고 했다.
이에 앞서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온 카타르 역시 탈레반의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는 지난 20일 아프간 내 공립·사립 대학에 서한을 보내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여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니다 모하마드 나딤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 장관 대행은 22일 아프간 국영 RTA 방송에 "여대생들이 이슬람 복장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며, 남녀 학생들이 상호 접촉하는 문제 등이 있어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딤 장관 대행은 "여학생들이 히잡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고 대부분이 결혼식에 갈 때나 입는 옷을 입고 학교에 왔다"고 주장했다.
여성 중고생의 등교를 대부분 금지한 탈레반이 이어 여성의 대학 교육까지 가로막고 나서자 서방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성명을 통해 "성차별은 비인도적인 범죄에 해당한다"며 탈레반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 결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오늘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으나 동맹국과의 협력하에 이를 추진할 것"이라고 탈레반에게 경고를 보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 대학 교육 금지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2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는 이번 조치에 항의하는 첫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여성이 대부분인 50여 명의 시위대는 카불대학 교문 밖에 모여 "교육은 우리의 권리다. 대학 문을 열어라", "전부 아니면 전무.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는 함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아프간 당국이 여대생 교육 금지령을 내린 후부터 카불에 있는 주요 대학 정문 앞에는 무장 경비원들이 배치돼 여성의 교내 출입을 막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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