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최후진술 "해직교사 특채 재판받지만 전혀 후회 없다"

실형 구형받은 서울교육감-전 비서실장 "통합 위한 특채" 반박... 선고는 내년 1월 27일

[윤근혁 기자]

▲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7월 27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교육을 지지해주시는 많은 분이 여쭤보십니다. 이렇게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을 줄 알았으면, (해직교사) 특별채용(아래 특채)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냐고. 저는 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최후진술을 하는 이 시점에서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해직교사 특채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3일 열린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한 말이다.

조 교육감은 특채를 후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교육감에게 법적으로 주어진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공정한 기회의 장을 열었을 뿐"이라며 "그와 같은 일을 다시 실시하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 자신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검찰, 조희연에 실형 구형... 조 교육감 "해직교사 복직, 사회적 공익" http://omn.kr/223ke)

"사회 통합 위한 해직자 특채, 인사청탁으로 볼 수 없다"

이날 오전 재판정에 나와 검사로부터 구형을 직접 들은 조 교육감은 오후 3시쯤부터 속개된 재판에서 최후진술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18년 특채 검토를 지시한 배경과 결과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특채 검토 지시 배경에 대해 "배제된 사람을 적게 하는 것이 사회적 화합과 통합, 그리고 공동체의 안정성에도 기여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해직교사 특채를) 사적인 이익을 위해 특혜를 주는 인사청탁으로 본다면, 이러한 화합과 통합의 노력은 시도되지 못할 것"이라고 검찰의 '부당한 인사청탁'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서) 특채를 사회적 화합과 통합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으로 이해해주시기를 소망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조 교육감은 "(특채) 위법성에 대한 우려와 불안은 (서울시교육청의) 1차 법률자문과 2차 법률 자문으로 인해 충분히 해소되었던 것 같다"면서 "(특채) 공고에 맞추어 경쟁 심사를 통해 최종 점수가 결정되었다. 점수와 관계없이 합격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재량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이 해야 할 결재를 진행한 것 말고는 부당한 개입은 없었다"고 떳떳함을 주장했다.

이날 오전 징역 1년 6개월 구형을 받은 한 아무개 전 비서실장도 최후진술에서 "이번 특채에서 유독 이례적인 방식으로 제가 업무처리에 관여하였다거나 심지어 내정된 특채를 관철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개입한 적은 없다"면서 "특채를 통해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지신 (해직) 선생님들이 존재하는 한 특채 자체를 마냥 부정할 수만은 없다. 이 사건이 좀 더 명확한 특채 절차를 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교사 특채는 공적 민원, 교육감이 사적 이득 취한 바 없어"

이날 조 교육감과 한 실장의 변호인들도 "검찰은 인사청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특채는 공적 민원이었고 사적 이득을 취한 바 없다"면서 "검찰이 내정된 특채를 두 사람이 공모했다는 정황만 제시했을 뿐,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오전 검찰은 "이번 사건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전교조 요구에 응해 특채 형식을 빌어 5명의 해직교사를 위법하게 임용해준 사건"이라면서 "공개전형 규정을 완전히 형해화 하고 실무자에게 위법을 강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의 최종 선고는 내년 1월 27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에 최악의 선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대법원까지 재판이 갈 경우 확정 판결은 최소한 2~3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선거법과 달리, 실형이 선고되지 않을 경우 교육감이 그 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감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