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재명 기소할 것... 검찰 수사에 끌려 다닐 필요 없어"

김종훈 2022. 12. 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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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인터뷰]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양태정 변호사 "민주당, 민생 더 집중해야"

[김종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이 이렇게까지 판을 크게 키웠는데 기소를 안 한다? 그럼 지금까지 한 게 쇼라는 의미밖에 안된다.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더라도 결국엔 기소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양태정 변호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한 검찰의 다음 행보를 이렇게 예상했다. 

양 변호사는 23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현재 검찰 수사라인 전체가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냐"면서 "수원지검이 먼저 이 대표에 대해 소환조사를 통보했을 뿐 이러한 소환통보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양 변호사는 이 대표가 검찰에 나가는 것은 안 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정치적 프레임이 씌어져 공격당할 여지를 준다"면서 "검찰 조사에 굳이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 차원에서 전력을 다해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까지 방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판단해야 한다"면서 "당 대표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측근들이 연루된 문제에 대해서는 분리해 판단하고,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민생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현재 정부와 여당이 얼마나 문제가 많냐"면서 "그런데도 지금 야당인 민주당은 (전방위적 대응 때문에)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민주당이 나서서 대안을 우선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위해 지난 5월 2일 성남시청 5개 과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압수품을 가지고 나오는 경찰.
ⓒ 연합뉴스
 
지난 22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로 전해졌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자 성남FC 이사장으로 있을 때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건설과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등 관할 기업들의 인·허가 등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성남FC에 광고비 등 명목으로 후원금을 내게했다는 게 골자다.

경찰은 2018년 6월 당시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가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죄 등 혐의로 고발하자 성남FC 후원금 관련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었다.

이후 검찰은 지난 2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지난 9월 수사 결과를 뒤집어 이 대표에게 특가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다시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지난 9월 30일 용도변경 등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성남FC 광고 후원금 명목의 뇌물을 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성남시 전 전략추진팀장 A씨, 금품을 준 두산건설 전 대표 B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의 공소장에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정책실장과 공모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아래는 양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검찰, 무리한 끼워 맞추기 수사하고 있다"
 
 민주당 법률원 부위원장 양태정 변호사
ⓒ 양태정 변호사 페이스북
 
-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이재명 대표가 수원지검으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 어떻게 해석하나?

"이미 경찰에서 무혐의 처리한 건을 검찰에서 갑자기 보완 수사하라고 한 거다. 그러고 나서 경찰이 결론을 뒤집어 검찰에 사건을 넘겼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까지 이어진 거다. 사실 이재명 대표가 성남FC와 관련해 돈 받은 게 하나라도 있나? 없다.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니 이 사안을 제3자 뇌물이라고 묶어서 지금까지 끌고 왔다. 무리한 끼워 맞추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검찰에서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프로 스포츠단은 기업들로부터 전부 광고비와 후원비를 받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이런 식으로 기업 후원 받고 광고비 받아 운영하는 곳이 한두 곳인가. 같은 논리라면 전국에 문제 될 곳이 많다. 그러니 검찰에서 성남FC만 콕 집어 수사하는 것을 끼워 맞추기라 보는 거다."

"검찰, 결국 기소할 것... 소환 불응해야"

- 검찰에서 소환 통보를 했지만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여러 의원들은 불응하겠다고 밝혔다.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다. 하지만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이유는 이 대표도 지금 사안이 정치수사라는 걸, 정치탄압이라는 걸 알고 거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거다. 또 이 대표가 검찰에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부터 정치적 프레임이 씌어져 공격당할 여지를 준다. 굳이 검찰 조사에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

- 조사를 안 받아서 강제 구인 될 가능성은 없나?

"구인한다고 해도 현역 국회의원이니까 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가 있어야 한다. 물론 체포동의안이 나오고 그 다음에 영장 실질 심사 통해 영장이 발부되면 그때는 어쩔 수가 없지만. 그런 상황까지는 안 갈 거라고 생각한다. 검찰에서도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요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 대표가 조사에 불응하면 그냥 조사 없이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 왜 그렇게 보나?

"검찰이 이렇게까지 판을 크게 키웠는데 기소를 안 한다? 지금까지 한 게 쇼라는 의미 밖에 안 되니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더라도 결국엔 기소를 할 것이다. 현재 검찰 수사라인 전체가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지 않나. 성남FC건으로 수원지검이 먼저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보했지만 이러한 소환통보는 앞으로도 계속 될 거다." 

"이재명, 야당 대표로서 민생 집중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제49차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기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2.12.23
ⓒ 연합뉴스
 
-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비롯해 대장동 및 백현동 개발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검찰에서 이 대표를 겨냥한 사건이 많다. 이 대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이번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만 봐도 이 대표는 앞서 강조한대로 돈 받은 게 하나도 없다. 다만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측근으로 불리는 직원 3명에게 후원금 유치 성과급이 돌아갔다. 검찰은 이 지점을 파고들어 이들과 이 대표를 일종의 경제공동체로 보고 겨냥하고 있다. 측근들이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 어떤 의미인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같은 경우) 정진상 실장이 다 관여했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다.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 건지 아니면 문제가 되니까 그쪽으로 누명을 씌우는 건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이 대표가 검찰의 기소를 피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검찰이 마음먹고 이 대표만 노리는 상황이다."

- 기소가 된다면 이 대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사실 이 대표가 당 대표 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당이 전력을 다해 이 대표의 측근들까지 방어하는 방식은 다시 판단해야 한다. 솔직히 당의 전력을 이렇게 방어를 하는 데 쓰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도 있다. 왜냐면 재판에 들어가면 1심 판결이 다음 총선까지도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때까지 당이 계속 끌고 나간다? 당에 대한 지지도는 계속 떨어질 거다.  

지금 민주당에서 활동하는 많은 정치인들과 당직자들이 나라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노력들이 다 묻히고 있다. 지금 정부와 여당이 얼마나 문제가 많나. 그런데도 민주당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당의 모든 역량이 검찰 수사 상황 방어에 집중되니까. 이젠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민주당이 나서서 우선적으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 대표도 제1야당 대표로서 민생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 대표의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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