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제작한 현역 장교, ‘박사방’ 폴더까지

송태화 2022. 12. 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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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 앱을 통해 어린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3년간 성 착취를 일삼은 현역 육군 장교가 입대 전에도 노출 사진을 익명으로 공유하는 이른바 '일탈계' 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증거로 확보된 이 장교의 외장하드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유포한 조주빈(27·구속)이 운영해온 '박사방'의 명칭을 딴 폴더도 발견됐다.

그는 피해자 5명의 성 착취물을 소지해 이를 빌미로 3명을 협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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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현역 장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피해자만 73명, 입대 전부터 ‘일탈계’ 활동
증거로 확보된 외장하드서 ‘박사방’ 폴더 발견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채팅 앱을 통해 어린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3년간 성 착취를 일삼은 현역 육군 장교가 입대 전에도 노출 사진을 익명으로 공유하는 이른바 ‘일탈계’ 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증거로 확보된 이 장교의 외장하드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유포한 조주빈(27·구속)이 운영해온 ‘박사방’의 명칭을 딴 폴더도 발견됐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 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4)의 이 같은 성적 행위에 대한 욕망은 23일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영진)가 진행한 그의 사건 첫 공판에서 밝혀졌다.

담당 검사는 공소사실을 낭독하며 A씨가 입대 전 일탈계 계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A씨는 2018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아동·청소년 피해자 73명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피해자 5명의 성 착취물을 소지해 이를 빌미로 3명을 협박했다.

또 16세 미만 피해자 2명을 성폭행해 의제유사강간, 의제강제추행죄 혐의도 더해졌다.

A씨는 채팅 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사진을 보내주면 그 대가로 돈을 주며 호감을 샀다. 이후 점점 노출 수위가 높은 사진과 영상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개인용 클라우드 계정을 삭제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와 외장하드에서 성 착취물 1000여개를 발견,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A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관해 인정 또는 부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검찰이 제출한 방대한 증거기록 중 절반가량밖에 열람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나머지 증거기록을 모두 열람한 뒤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23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강원도여성권익증진상담소시설협의회 회원들이 재판 방청에 앞서 회견을 열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강원도여성권익증진상담소시설협의회는 재판 방청에 앞서 회견을 열고 A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더는 성 착취물이 야동으로 소비되는 일이 없도록 성 착취물 범죄에 재판부의 단호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 범행이 이뤄지던 시기는 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 사건으로 ‘박사’ 조주빈과 ‘갓갓’ 문형욱이 재판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공분했던 시기”라며 “A씨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범행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외장하드에서 박사방이라는 폴더가 발견됐다. 적어도 n번방 가담자이며 아직 잡히지 않은 수만명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n번방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1월 12일 열린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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