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산삼을 잡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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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희망에 살고 백발은 추억에 산다"고 한다.
요즘 나는 백발을 지나 삭발로, 주로 지난 추억에 젖어 살고 있다.
오늘 강추위로 거실에서 지난 앨범을 들추다 보니 1970년 겨울 파주군 광탄면 발랑리 뒷산에서 땅굴 생활할 때 사진이 나왔다.
군 복무 시절, 나는 우리 대대 내 초급장교 가운데 동료들이 가장 부러워했던 파견대장 생활을 비교적 오랫동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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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 기자]
▲ 영산강으로 호남의병들이 일본관헌에게 체포되면 이곳 나루에서 배로 대구감옥으로 호송됐다고 한다. |
ⓒ 박도 |
오늘 강추위로 거실에서 지난 앨범을 들추다 보니 1970년 겨울 파주군 광탄면 발랑리 뒷산에서 땅굴 생활할 때 사진이 나왔다. 문득 그 시절을 되돌리자 감개무량 했다. 군 복무 시절, 나는 우리 대대 내 초급장교 가운데 동료들이 가장 부러워했던 파견대장 생활을 비교적 오랫동안 한 셈이다. 평소 술을 습관적으로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상급 지휘관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파주시 광탄면 발랑리 뒷산 땅굴 막사 앞에서(1970. 12.) |
ⓒ 박도 |
그때 안중근 의사 마지막 여정인 다롄과 순국지 뤼순의 유적지를 이틀 동안 현지 안내인의 안내로 답사하는데, 둘째날은 뤼순 일대로 뤼순역, 뤼순 소재의 일본 관동지방법원, 안 의사가 순국한 뤼순 감옥, 사형수 무덤을 둘러 본 뒤, 마지막 답사로 러일전쟁의 최대 격전지 203고지로 갔다.
이틀 동안 강행군으로 지친 현지 젊은 안내원은 거기에서는 고지 아래에서 지형 설명으로 끝내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말했다.
"여기서 쉬세요."
나는 그 말을 남긴 뒤 혼자 203고지로 올라갔다. 잠시 후 그가 헐떡이며 내 뒤를 따랐다.
"난 그런 것, 먹어본 적이 없소."
"평소 운동을 많이 하시는가 봅니다."
"나요? 보병 땅개 출신이오."
"어쩐지…."
▲ 뤼순 203고지 정상에 전시된 러일전쟁 당시의 일본군 유탄포. 일본은 이 유탄포 화력 덕분에 러시아 203고지를 함락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
ⓒ 박도 |
발로 뛰며 보낸 청년시절
나는 고교 4년 동안, 군복무 2년 4개월 동안, 해마다 워커(군화)를 한두 켤레 갈아 신을 정도로 서울 시내 골목 골목 길을, 광주보병학교 상무대를, 서부전선 산야를 누볐다.
▲ 203고지에서 바라본 뤼순 항으로 천연요새의 지형이었다. |
ⓒ 박도 |
하지만 내가 다녔던 그 길은 이제는 그대로 다시 답사할 수 없는(그때의 열차 노선은 시대에 따라 승객 감소로 폐선됐기에)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버렸다. 언젠가 새삼 내 항일 유적 답사기가 빛을 볼 날이 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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