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바뀐다" 미래 첨단농업 '식물공장'

심명남 2022. 12. 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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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텃밭이 도시텃밭으로... 식물공장으로 미래 먹거리 선도하는 네이처팜 정택호 대표

[심명남 기자]

 
 네이처팜 정탁호 대표가 식물공장을 설명하고 있다
ⓒ 심명남
 
농업회사법인 네이처팜(주)를 운영하는 정탁호(50세) 대표는 요즘 농업의 새 지도를 그리고 있다. 

눈앞에 다가온 미래농업 '식물공장' 

학창시절 부모님의 바쁜 농사일을 돕느라 진절머리를 앓았던 기억에 농사일은 다시는 쳐다도 보기 싫었단다. 한때 국내 굴지의 기업 삼성석유화학에 근무했던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도전했다. 하지만 사법고시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2011년부터 중소기업 컨설팅 회사를 운영했다. 이후 2년 전 네이처팜을 설립해 본격적인 식물공장 사업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왜 이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애로사항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사업은 절대로 안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지방 중소기업들의  여러가지 어렵고 힘든 현실을 접하면서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죠. 그러다 스마트팜을 알게 되면서 이건 '블루오션'으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더 늦기 전에 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게 바로 '식물공장'입니다.

연구원 3명을 포함해 7명의 직원이 근무 중인 네이처팜(주)은 2020년 창업했다. 경남 하동에 250여 평 공장이 있고 본사를 순천으로 옮겼다. 식물공장 시스템과 식물재배기(큐브형,컨테이너형) 식물생작용LED, 재배베드, 수경재배용 양액 등 스마트팜기자재를 독자기술로 개발, 보급하고 있고 내년에 전남 고흥 도덕에 스마트팜 혁신 밸리에 입주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식물공장 시장도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별로 식물공장을 비롯해 스마트팜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자국 사막 내 스마트시티 건립을 국내 기업과 추진 중에 있으며  국내 스마트팜 기술에 관심이 크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무인 스마트팜' 국내 스마트팜 기술의 현주소
 
 식물공장 설계 및 제품 개발을 특허 출원한 네이처팜
ⓒ 심명남
 
우리나라 농업은 스마트팜이 대중화되어 농촌에서도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형태로 ICT기술(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 다음 단계가 인공적으로 생물환경을 조성하는 미래형 스마트팜을 '식물공장'이라 부른다.

미국이나 일본은 식물공장 형태로 도시근교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단계로 이미 접어들었다. 우리나라는 과거 이런 시도가 있었지만 최근 정보통신기술과 AI기술로 작물의 생육데이터를 취합해 AI가 수확을 결정하고 생육조건을 결정하는 무인 스마트팜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농촌의 현실은 고령화되어 선대의 농업을 이어받지 않고 있다. 노지농사는 말할 것 없고 부모세대가 했던 하우스 형태의 스마트팜도 물려받지 않고 있다. 왜냐면 노동강도가 세기 때문이다. 또 햇빛을 기반으로 하는 농작물이다 보니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에서 하는 일이 상당히 고된 일이다. 특히 기후 변화로 과거 농법으로는 작물 재배에 한계가 있어 농사를 전공한 젊은 세대들이 스마트팜보다 식물공장에 관심이 큰 이유다.
 
 네이처팜 직원이 식물농장에서 수확한 식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 심명남
 
지자체들 역시 청년들의 유출을 막고 유입하기 위해 식물공장 보급을 추진해 주목을 끈다. 청년들에게 일정한 보조를 통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심 농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식물공장을 통해 재배한 작물의 채산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특히 도심에서 하니까 청년들이 시골로 갈 필요가 없고 실내 유휴 상가 내에서 가능한 실내농업이다 보니 작업환경이 쾌적하다. 햇빛을 보지 않아 누구나 선호한다. 공간만 있으면 농업이 도심으로 들어올 수 있는 시대가 눈앞이다. 과거 집집마다 텃밭이 있어 다양한 농작물을 직접 재배해 소비했던 시골 텃밭이 이제 도시 텃밭으로 생겨나는 격이다. 

미래농업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무농약 작물은 노지재배보다 훨씬 영양가가 높다. 핵심은 몸에 이로운 성분을 갖도록 특화된 '양액'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생산되는 작물은 100% 무농약 채소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만성 지병이 있거나 다이어트에 관심있는 사람, 특이체질이 있는 사람들은 체질에 맞는 기능성 강화 작물을 직접 재배해 소비할 수 있다. 또한 실내 조경 효과가 뛰어나 심미적인 효과 뿐 아니라 정서적인 치유농업도 가능하다. 

네이처팜 정탁호 대표가 말하는 '미래 먹거리'
 
 네이처팜에서 개발한 LED광을 보며 2주만에 자란 식물공장 내부 고부가가치 야채 모습
ⓒ 심명남
 
네이처팜 정탁호 대표가 처음 식물농장을 하게 된 동기는 "노령화 되어가는 농촌의 현실을 안타까워 하는 지인으로부터 스마트팜 얘기를 듣고 머리에 바로 이것이 '미래의 먹거리'라는 생각이 꽂혔다"면서 "이후 스마트 팜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었다.미래농업에 실내농업을 접목한 농업기술 개발에 선두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주말 순천시 왕지동에 소재한 네이처팜(주) 본사와 연구소를 방문했다. 이곳은 스마트팜 전문기업으로 스마트팜 시스템 및 기자재 연구개발은 물론 유닛팜, 컨테이너팜 등을 직접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실내농업에 필요한 모종도 생산하고 보급할 준비를 마쳤다. 자체 개발한 양액기술과 식물공장 시스템의 특허기술 및 디자인여러 건을 출원 확보했다.

이곳에서 개발한 3평 규모 스마트팜 재배기를 둘러봤다. 한 달 기르는 채소를 2주 만에 수확 할 수 있는 비결은 좋은 양액과 최적의 생육환경 조성 데이터를 축척했다.
 
 네이처 팜 직원들이 식물농장 앞에서 한컷
ⓒ 심명남
 
정 대표는 이어 "무농약 스마트팜 재배기가 학교 급식실에 들어가면 미래 세대들에게 미래농업을 교육하는 효과와 함께 무농약 청정 채소를 직접 재배해서 학생들에게 안전먹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서 "모종을 옮겨심는 '정식'은 업체에서 해주기 때문에 수확 할 때만 시간을 들이면 안전한 먹거리와 친환경 급식이 가능해 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식물공장미래비젼을 이렇게 제시했다.
누구나 실내에서 좋아하는 작물을 손쉽게 직접 재배해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을 보급해 도심 유휴 공간을 활용하고 무농약 채소를  신선한 상태로 소비할 수 있는 단계까지가 저희 회사의 1단계 목표입니다. 학교나 호텔, 대형식당이나 카페에서 샐러드의 핵심인 신선한 채소를 골라 먹을 수 있는 특화된 시대를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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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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