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한파, 한·미 동시에 삼킨 이유…이 한장에 '공포 위력' 담겼다
북극 한파가 한반도와 북미 대륙을 동시에 집어삼키면서 기록적인 추위와 함께 폭설 등 극한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3.7도를 기록하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22.1도까지 떨어졌다. 강원 설악산은 -26.3도, 철원(임남)은 -25도를 기록하는 등 기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간 곳도 있었다. 이에 따라, 중부 지방에는 한파 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록적 폭설에 하늘길·바닷길 끊겨
기상청은 “오늘 저녁까지 충청과 전라·제주도에, 늦은 밤부터 내일 아침 사이에는 전라 서부를 중심으로 강약을 반복하면서 시간당 3~5㎝의 강한 눈이 오는 곳이 있겠고, 돌풍을 동반한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며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인 상태에서 추가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니 시설물 피해와 보행자 및 교통안전 등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美, -56도 한파에 폭탄 사이클론 공포
미 기상당국은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인 ‘폭탄 사이클론’이 많은 눈과 강풍을 동반하면서 최악의 연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현재 날씨가 위험하고 위협적이다. 여러분들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눈 오는 날과는 다르다”며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북극 한파, 한·미 동시에 덮친 이유는
이렇게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한국과 미국에 동시다발적으로 한파가 덮친 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쪽의 한기(寒氣)가 쏟아져 내려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트기류가 강약을 되풀이하는 것을 북극진동이라고 부르는데, 12월 초부터 강한 음의 진동을 보이고 있다. 북극진동 지수가 양수(+)면 제트기류가 강하고 음수(-)면 약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한반도 주변에 강력한 고기압능(기압이 능선처럼 솟아오른 부분)이 형성되면서 동서로 공기 흐름이 막히는 ‘블로킹’ 현상이 발생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한반도 서쪽 우랄산맥 부근에서 기압능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북극발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내려오는 고속도로가 뚫렸다”며 “북태평양 베링해에서도 기압능이 산처럼 솟아오르면서 왼쪽으로는 한반도의 냉기를 가두는 벽이 생기고, 오른쪽 내리막길을 따라 북극 찬 공기가 미국 쪽으로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말에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0도를 밑도는 등 북극 한파는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다음 주에는 기온이 점차 오르겠지만, 여전히 영하권의 쌀쌀한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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