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3개 고등학교에 1등급이 없는 이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2. 12. 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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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이 없는 고등학교가 있다.

1등급은 전체 학생의 4%인데, 현재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은'에 따르면 "수강자 수와 등급별 누적비율을 곱하여 반올림한 값을 그 구간까지의 누적인원"으로 하고 있다.

결국 '13×0.04=0.52'이므로 반올림해서 1명이 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점수를 받아야 할 과목의 학생 수가 12명인 경우부터는 1등급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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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가 부족해서... "구조적 불평등 없애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1등급이 없는 고등학교가 있다. 이유는 오직 학생 수가 부족해서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고교 내신 상대평가로 인해 지역의 학교들이 구조적인 불평등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현재 고교 내신은 백분위에 따라 9등급 상대평가이다. 전국 고등학교의 고3 학생 수 평균을 집계한 결과, 경기도는 학교당 238명, 전남은 106명. 1등급은 전체 학생의 4%인데, 현재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은'에 따르면 "수강자 수와 등급별 누적비율을 곱하여 반올림한 값을 그 구간까지의 누적인원"으로 하고 있다. 결국 '13×0.04=0.52'이므로 반올림해서 1명이 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점수를 받아야 할 과목의 학생 수가 12명인 경우부터는 1등급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게 된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생 수가 13명인 학교에서 1등급 학생이 나올 수는 있지만 계산상 2등급이 발생할 수 없다. 인원수가 적을수록 상위 등급을 맞는 학생 수가 제한적이고, 학생 수 많은 학교와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입에서 내신 등급이 활용되는 학생부교과전형에는 치명적이고, 상위권 대학 교과전형에는 아예 지원조차 불가능하다.
  
 서울 상위권 대학 합격 내신 등급 70% 커트라인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위에 표는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지역균형 선발 전형의 70% 커트라인이다. 해당 등급을 보면 인문계열 경영학과는 모두 1등급대이다. 자연계열 역시1-2등급이다. 결국,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농산어촌과 도서지역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전교생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내신 등급을 받는 것도,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학교알리미에 올라온 고교 정보를 확인한 결과, 1등급이 한 명도 나올 수 없는 고등학교는 전국에 43개이다. 강원도 12개교, 전북 10개교, 전남 8개교, 경남 5개교, 경북 5개교, 인천 3개교이다. 1등급이 단 1명인 학교까지 더하면 110개교에 이르러 이 학교들도 학생 수가 줄어들면 고스란히 불이익이 돌아오게 된다. 상대평가로 인한 불합리한 교육현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 수가 많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학생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의 수강 인원이 적으면 좋은 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지므로, 학생들은 수강 인원이 많은 과목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결국 이를 막기 위해서는 3가지 법률과 제도가 필요하다.

첫째, 지역 간 차별을 초래하는 상대평가 금지 법률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절대평가로 전환해도 교육불평등을 야기하는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 정부는 시행령을 다시 개정해서 특목고와 자사고를 존치하려고 하는데, 이는 교육불평등을 악화시킬 뿐이다.  
셋째, 고교학점제가 체계적으로 안착돼 모든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운영해야 한다.

조만간 강득구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상대평가 금지' 법률을 발의할 예정이다. 우리 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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