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옷 입은 자개와 옻칠의 매력

27일까지 인사동 윤갤러리, 설송 개인전 'Balance'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전통적 옻칠과 자개를 활용한 회화작업을 해온 설송 작가가 27일까지 서울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개인전 'Balance'을 진행한다.

작가가 주목한 소재인 자개는 다채로운 채색과 반짝이는 질감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옻칠작업 또한 전통미술을 보는 듯하지만, 화면 속 회화는 현대미술적 이미지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는 전통과 현대의 균형 잡힌 조화로운 작업 속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성을 이끌어내며 개성이 돋보이는 회화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중학교 시절부터 그림과 옻칠을 동시에 시작한 작가는 고등학교 재학 중 국가자격증인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옻칠과 나전에 대한 전수 교육을 받았다. 설송 작가는 현재 서울시 무형문화재 칠장 1호 손대현(수곡3대)의 이수자로도 활동 중이다.

재료에 대해 연구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얻으면서 혼합작업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는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하며 옻칠, 나전, 채색을 혼합한 작업에서 전통성 추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작품에서 기하학적이고 도식화된 형태는 현실을 의미하고, 추상적으로 표현된 형상들은 내면에 잠재된 감정의 모호한 흐름과 유연한 사고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반복적 패턴과 기하학적 형상 구현을 통해 창작에 몰입하고 불안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작가는 현실 속 불안은 나를 잠식해 고통을 주지만 창작의 삶은 더 윤택해 진다고 덧붙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나전칠기와 옻칠, 자개를 사용한 다양한 전통 기법을 통해 제작됐다. 작가는 이들 소재가 우연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추고 있어 수정 없이 완성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소재에 대해 작가는 "옻칠은 고유의 깊은 색감이 독특함을 보여주고 기본 성분을 견고하게 만드는 특성이 있어 향균, 방오, 절연, 방수 등 작품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보존할 수 있어 선택했다"며 "또한, 신비로운 자연의 빛을 발하는 자개를 통해서는 율동적인 효과와 더불어 한국의 예술성을 담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